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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8.08 18:04 수정 : 2016.08.08 19:18

한상진
교통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버스 타기 무섭다고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급출발, 급제동에 몸이 휘청거리거나 넘어질 뻔한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여기에 과속이나 신호위반을 일삼는 버스를 타게 되면 버스기사는 모두 과격한 운전자라고 생각을 굳히기 쉽다.

사실 버스기사들의 과격한 운전 행위는 운전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런 운전을 은근히 장려하는 버스회사의 운영 방식에 더 큰 문제가 있다. 버스회사도 수익 창출이 중요하다. 버스의 수익은 얼마나 승객을 많이 태우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래서 버스회사는 정해진 배차 간격을 버스들이 잘 지켜 운행하길 바란다. 하지만 교통량이 많아 차가 막히기라도 하면 이를 지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상황에서 버스 운전자가 얌전하게 운전하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버스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다. 경기도의 한 회사는 노선별로 팀을 만들어 안전운전 여부를 평가한다고 한다. 절대 과속하지 않고 급출발, 급가속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특히 무사고 운전자에게 좋은 점수를 부여한다. 매년 평가 결과가 좋은 팀과 운전자에게 두툼한 인센티브와 부부 동반 해외여행 기회까지 준다고 한다.

과연 이렇게 긍정적인 버스회사 운영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혹시 사장님이 마음이 좋으셔서 기대 수입을 크게 낮추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내용을 들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다. 우선 과속, 급가속, 급출발 운전을 하지 않았더니 버스의 연비가 대폭 개선되었다고 한다. 그만큼 유류 소비량이 많이 준 것이다. 게다가 고장률도 많이 낮아져 정비 비용도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다. 여기에 교통사고가 대폭 줄어드니 보험비용도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이렇게 절약된 비용으로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해도 예전보다 수익이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결국 이 회사는 안전운전으로 회사는 수익이 늘고 직원들도 더 많은 임금에 좋은 근무환경을 갖게 되었다. 거기다 교통사고까지 줄였으니 사회적 기여도 한 셈이다.

운전자의 난폭운전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이는 2013년부터 정부 보조금으로 버스에 장착한 디지털 운행기록계 덕분이라고 한다. 이 기록을 보면 어떤 운전자가 언제 어느 장소에서 과속, 급출발, 급가속을 했는지 한눈에 파악이 가능하고 이를 직원 평가 시스템에 연결했다는 것이다. 현재 디지털 운행기록계는 모든 대형버스에 장착되어 있다. 따라서 모든 버스회사가 이런 식의 직원평가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수익만 생각하는 경영철학으로는 이런 시스템을 적용하기 어렵다. 안전운전이 오히려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음을 깨달아야만 가능하다. 더 많은 버스회사들이 이런 새로운 경영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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