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민속박물관 학예실장 우리말 맞춤법 규정이 2014년 개정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불합리한 부분이 남아 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가 ‘사이시옷’ 표기 문제라 할 수 있다. 현재 곳간, 셋방, 숫자 등 6개의 한자합성어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사이시옷을 붙이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ㅅ’을 붙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단어와 붙어 있는 ‘ㅅ’을 떼어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단어가 혼재되어 있는 상태이다. 먼저 사이시옷을 붙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살펴보겠다. 수컷의 황소인 ‘수소’, 어떤 일에 대한 값어치인 ‘대가’, 현재의 가격인 ‘시가’, 이익이 되는 측면이라는 ‘이점’, 화가 치밀어 생긴 병인 ‘화병’ 등은 발음의 명확성 추구라는 단어표기의 원칙으로 볼 때, 각각 숫소, 댓가, 싯가, 잇점, 홧병으로 쓰는 것이 적절할 뿐 아니라 실제 발음도 여기에 가깝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언어 현실과 표기가 한참 괴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있으면 그 단어의 뜻이 금방 떠올라야 하는 것이 마땅할 텐데, 힘들여 문장의 전후 맥락을 파악해야만 알 수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컷의 소를 ‘수소’라고 표기하면, 기체의 한 종류인 ‘수소’와 어떤 방식으로 변별성을 가질 것인가? 두 가지 의미를 가진 중의적인 ‘수소’라는 단어 대신에 하나는 ‘숫소’, 다른 하나는 ‘수소’로 표기하면 언어생활의 효율성을 증진하고 사회적 혼란을 방지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정말 안타까우면서 하루속히 해결책을 찾아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이러한 반면에 군더더기처럼 붙이고 있는 사이시옷 표기를 소거해야 할 단어들도 있다. 현재 ‘학교 가는 길’은 ‘등교길’이 아닌 ‘등굣길’로, ‘학교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은 ‘하교길’이 아닌 ‘하굣길’인데, 표기하기 쉬우면서 실제 발음에 근접하는 것이 ‘등교길’, ‘하교길’이다. 또한 요즈음에 장마철이 이어서 귀가 아플 정도로 듣는 말이 ‘장맛비’다. 장맛비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장맛의 비’, 즉 ‘짭조름한 간장의 맛을 내는 비’라는 생각이 떠올려진다. 사실 ‘장마’라는 단어 속에는 ‘오랫동안 내리는 비’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비’를 첨가하지 않고 사용해도 무방한 상황이며, 굳이 ‘장마철에 내리는 비’의 뜻을 살리고자 한다고 해도 그냥 ‘장마비’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사이시옷의 논점에서 다소 벗어났지만, 보다 탄력적이고 유연한 맞춤법 운용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시점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배추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는 채소인 ‘무’를 놓고 보겠다. 예전에는 ‘무우’였다가 지금은 축약된 형태의 ‘무’가 쓰이고 있다. 현재에도 농산물시장이나 재래시장에 다녀보면 상당수의 상인이나 고객(시민)들 모두 여전히 ‘무우’라 하고 있고, 호남지역에서는 ‘무시’로 영남지역에서는 ‘무수’로 불리고 있다. ‘무우’라는 단어의 존재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무’는 왠지 부자연스런 느낌을 주고 있다는 표식이다. 따라서 ‘무’가 단독으로 쓰일 때에는 ‘무우’로, ‘열무’ ‘얼갈이무’ ‘총각무’처럼 다른 단어와 함께 쓰일 때는 축약 형태인 ‘무’로 쓰는 것이 어떨까 생각된다. 맞춤법 표기에서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너무 경직된 규정보다는 언어 현실을 좀더 충실히 반영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고자 하는 어문당국의 열린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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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맞춤법 ‘사이시옷’ 표기규정 보완돼야 / 김형주 |
김형주
광주시립민속박물관 학예실장 우리말 맞춤법 규정이 2014년 개정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불합리한 부분이 남아 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가 ‘사이시옷’ 표기 문제라 할 수 있다. 현재 곳간, 셋방, 숫자 등 6개의 한자합성어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사이시옷을 붙이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ㅅ’을 붙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단어와 붙어 있는 ‘ㅅ’을 떼어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단어가 혼재되어 있는 상태이다. 먼저 사이시옷을 붙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살펴보겠다. 수컷의 황소인 ‘수소’, 어떤 일에 대한 값어치인 ‘대가’, 현재의 가격인 ‘시가’, 이익이 되는 측면이라는 ‘이점’, 화가 치밀어 생긴 병인 ‘화병’ 등은 발음의 명확성 추구라는 단어표기의 원칙으로 볼 때, 각각 숫소, 댓가, 싯가, 잇점, 홧병으로 쓰는 것이 적절할 뿐 아니라 실제 발음도 여기에 가깝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언어 현실과 표기가 한참 괴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있으면 그 단어의 뜻이 금방 떠올라야 하는 것이 마땅할 텐데, 힘들여 문장의 전후 맥락을 파악해야만 알 수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컷의 소를 ‘수소’라고 표기하면, 기체의 한 종류인 ‘수소’와 어떤 방식으로 변별성을 가질 것인가? 두 가지 의미를 가진 중의적인 ‘수소’라는 단어 대신에 하나는 ‘숫소’, 다른 하나는 ‘수소’로 표기하면 언어생활의 효율성을 증진하고 사회적 혼란을 방지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정말 안타까우면서 하루속히 해결책을 찾아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이러한 반면에 군더더기처럼 붙이고 있는 사이시옷 표기를 소거해야 할 단어들도 있다. 현재 ‘학교 가는 길’은 ‘등교길’이 아닌 ‘등굣길’로, ‘학교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은 ‘하교길’이 아닌 ‘하굣길’인데, 표기하기 쉬우면서 실제 발음에 근접하는 것이 ‘등교길’, ‘하교길’이다. 또한 요즈음에 장마철이 이어서 귀가 아플 정도로 듣는 말이 ‘장맛비’다. 장맛비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장맛의 비’, 즉 ‘짭조름한 간장의 맛을 내는 비’라는 생각이 떠올려진다. 사실 ‘장마’라는 단어 속에는 ‘오랫동안 내리는 비’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비’를 첨가하지 않고 사용해도 무방한 상황이며, 굳이 ‘장마철에 내리는 비’의 뜻을 살리고자 한다고 해도 그냥 ‘장마비’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사이시옷의 논점에서 다소 벗어났지만, 보다 탄력적이고 유연한 맞춤법 운용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시점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배추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는 채소인 ‘무’를 놓고 보겠다. 예전에는 ‘무우’였다가 지금은 축약된 형태의 ‘무’가 쓰이고 있다. 현재에도 농산물시장이나 재래시장에 다녀보면 상당수의 상인이나 고객(시민)들 모두 여전히 ‘무우’라 하고 있고, 호남지역에서는 ‘무시’로 영남지역에서는 ‘무수’로 불리고 있다. ‘무우’라는 단어의 존재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무’는 왠지 부자연스런 느낌을 주고 있다는 표식이다. 따라서 ‘무’가 단독으로 쓰일 때에는 ‘무우’로, ‘열무’ ‘얼갈이무’ ‘총각무’처럼 다른 단어와 함께 쓰일 때는 축약 형태인 ‘무’로 쓰는 것이 어떨까 생각된다. 맞춤법 표기에서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너무 경직된 규정보다는 언어 현실을 좀더 충실히 반영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고자 하는 어문당국의 열린 자세가 요구된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 학예실장 우리말 맞춤법 규정이 2014년 개정된 상태이지만 여전히 불합리한 부분이 남아 있으며 그 대표적인 사례의 하나가 ‘사이시옷’ 표기 문제라 할 수 있다. 현재 곳간, 셋방, 숫자 등 6개의 한자합성어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사이시옷을 붙이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ㅅ’을 붙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되는 단어와 붙어 있는 ‘ㅅ’을 떼어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단어가 혼재되어 있는 상태이다. 먼저 사이시옷을 붙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살펴보겠다. 수컷의 황소인 ‘수소’, 어떤 일에 대한 값어치인 ‘대가’, 현재의 가격인 ‘시가’, 이익이 되는 측면이라는 ‘이점’, 화가 치밀어 생긴 병인 ‘화병’ 등은 발음의 명확성 추구라는 단어표기의 원칙으로 볼 때, 각각 숫소, 댓가, 싯가, 잇점, 홧병으로 쓰는 것이 적절할 뿐 아니라 실제 발음도 여기에 가깝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언어 현실과 표기가 한참 괴리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문장에서 어떤 단어가 있으면 그 단어의 뜻이 금방 떠올라야 하는 것이 마땅할 텐데, 힘들여 문장의 전후 맥락을 파악해야만 알 수 있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수컷의 소를 ‘수소’라고 표기하면, 기체의 한 종류인 ‘수소’와 어떤 방식으로 변별성을 가질 것인가? 두 가지 의미를 가진 중의적인 ‘수소’라는 단어 대신에 하나는 ‘숫소’, 다른 하나는 ‘수소’로 표기하면 언어생활의 효율성을 증진하고 사회적 혼란을 방지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정말 안타까우면서 하루속히 해결책을 찾아야 할 중요한 사안이다. 이러한 반면에 군더더기처럼 붙이고 있는 사이시옷 표기를 소거해야 할 단어들도 있다. 현재 ‘학교 가는 길’은 ‘등교길’이 아닌 ‘등굣길’로, ‘학교 마치고 집에 가는 길’은 ‘하교길’이 아닌 ‘하굣길’인데, 표기하기 쉬우면서 실제 발음에 근접하는 것이 ‘등교길’, ‘하교길’이다. 또한 요즈음에 장마철이 이어서 귀가 아플 정도로 듣는 말이 ‘장맛비’다. 장맛비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장맛의 비’, 즉 ‘짭조름한 간장의 맛을 내는 비’라는 생각이 떠올려진다. 사실 ‘장마’라는 단어 속에는 ‘오랫동안 내리는 비’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비’를 첨가하지 않고 사용해도 무방한 상황이며, 굳이 ‘장마철에 내리는 비’의 뜻을 살리고자 한다고 해도 그냥 ‘장마비’라고 하는 것이 더 타당하지 않을까 여겨진다. 사이시옷의 논점에서 다소 벗어났지만, 보다 탄력적이고 유연한 맞춤법 운용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시점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배추와 더불어 쌍벽을 이루는 채소인 ‘무’를 놓고 보겠다. 예전에는 ‘무우’였다가 지금은 축약된 형태의 ‘무’가 쓰이고 있다. 현재에도 농산물시장이나 재래시장에 다녀보면 상당수의 상인이나 고객(시민)들 모두 여전히 ‘무우’라 하고 있고, 호남지역에서는 ‘무시’로 영남지역에서는 ‘무수’로 불리고 있다. ‘무우’라는 단어의 존재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이고, ‘무’는 왠지 부자연스런 느낌을 주고 있다는 표식이다. 따라서 ‘무’가 단독으로 쓰일 때에는 ‘무우’로, ‘열무’ ‘얼갈이무’ ‘총각무’처럼 다른 단어와 함께 쓰일 때는 축약 형태인 ‘무’로 쓰는 것이 어떨까 생각된다. 맞춤법 표기에서 지나치게 획일적이고 너무 경직된 규정보다는 언어 현실을 좀더 충실히 반영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유연성을 발휘하고자 하는 어문당국의 열린 자세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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