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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7.11 21:01 수정 : 2016.07.11 21:11

이현종
여수 부영여고 교사

경기도 교육감의 고교 야간자율학습(야자) 폐지 방침에 대해 일부에서는 ‘포퓰리즘’이라고 폄하하지만,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의 고통을 지켜보는 입장에서 볼 때 이는 학생들을 고통에서 구해내는 ‘절박한 희망’이며, 고등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다.

고교 야자는 지난 수십년간 지속되어 오면서 고등학교 교육을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지게 하는 중요 원인 중의 하나가 되었다. 말이 자율학습이지 거의 강제로 참여하게 되면서 학생들의 삶을 피폐화시켰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한창 성숙해야 할 나이에 사방이 막힌 교실에 갇혀 밤늦게까지 사회와도, 가정과도 격리된 채 억눌려 살아야 한다. 그 속에서 올바른 인성이나 창의적 개성을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억압에 길들여지고, 경쟁에 삭막해지고, 불안에 찌들어갈 뿐이다.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 중에는 야자를 하면 크게 성적이 오르고 미래가 보장될 것 같은 기대를 하지만 그건 망상일 뿐이다. 3년 내내 교실에 매여 있어도 석차는 바뀌지 않고, 절망감만 체득하게 될 뿐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야자가 자신들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과 같이 있으면 위안이 된다는 이유로 대책 없이 야자의 대열 속에 끼어든다. 그건 개인적인 불행이며 국가적인 비극이다.

교사는 물론 학부모들 대부분은 야자가 교육적이지도 않고 별 효과도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부끄럽게도 지금까지 폐지를 강하게 추진하지 못했다. 그런데 경기도교육청에서 먼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았다. 이제 교육을 걱정하는 어른들이라면 함께 야자 폐지에 나서야 한다. 그리고 학생들이 건강한 삶과 행복한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사회를 마련해가야 한다.

경기도 교육청에서 마련한 다양한 진로교육 프로그램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에서도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머리를 맞대면 길은 얼마든지 있다. 그리고 교과학습이 필요한 학생은 자발적인 방법으로 도서관 등을 활용하면 된다. 그게 진정한 배움이며, 건강한 학습이다. 그러면서 입시제도 개선, 국립대학 평준화, 사립대학 특성화 등을 시행하면 죽음의 교육으로 일컬어지는 우리의 교육은 개선될 것이고 학생들은 훨씬 행복할 것이다. 학생들이 극심한 고통에서 벗어나 행복감을 느낄 때 올바른 인성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며, 국가의 미래에도 희망이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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