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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7.04 17:31 수정 : 2016.07.04 19:31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 경제민주화실현전국네트워크 집행위원장

교육비·주거비·의료비·이자비로 인한 국민들의 고통과 부담이 계속되고 있고, 거기에다가 통신비 부담까지 세계 최고 수준이니 집집마다 한숨이 끊이질 않고 있다. 4인 가구만 해도 통신비가 30만원 안팎으로 그 부담이 보통이 아닌데, 통신3사는 단통법을 거치면서 마케팅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게 되어 순이익을 더욱 늘리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SKT)의 경우 매년 순이익만 1조6천억~2조원을 기록하고 있는데, 올해 1분기에도 순이익이 5723억원으로 나타났고 사내유보금만 해도 16조를 넘게 쌓아놨다.

그렇게 에스케이텔레콤은 이동통신시장 점유율 50%에, 전체 이동통신 영업이익의 80%를 거머쥐고 있는 통신 재벌로, 최근에는 알뜰폰과 초고속인터넷, 아이피티브이(IPTV)에서도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그런데 앞으로 지역 유선방송과 알뜰폰 점유율 1위 업체인 씨제이헬로비전까지 인수하면 어떻게 될까? 에스케이텔레콤의 독과점적 지위는 더욱 강화하게 되고, 통신서비스 시장은 더욱 왜곡될 것이며, 국민들은 더 많은 통신비 고통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에스케이텔레콤이 알뜰폰 1위 사업자인 씨제이헬로비전을 합병하면, 정부의 알뜰폰을 통한 이동통신 경쟁 활성화 정책은 좌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도 에스케이텔레콤의 통신 독점으로 인한 시장집중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고, 1~2위 사업자의 점유율 격차도 세계 최대 수준인데, 이것이 더욱 심화될 상황이다.

그런데도 청와대나 정부 일각에서는 에스케이텔레콤의 헬로비전 합병을 결론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결합에 대한 심사를 신중하게 하자 미래창조과학부가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다른 경쟁 기업들이나 여러 중소사업자들의 생존을 부당하게 위협하고, 독과점이 심화될 것이 분명하고, 이용자들에 대한 불공정과 횡포가 늘어날 것이 우려돼 공정위가 심사를 신중하게 하고 있는데, 다른 정부 부처가 공정위를 압박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청와대와 정부 일각에서 에스케이텔레콤의 입장을 두둔해온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 정부 통신당국은 에스케이텔레콤을 필두로 한 통신3사의 독과점 상태에서의 폭리, 담합, 각종 횡포 등을 늘 비호하기만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에도 에스케이텔레콤의 씨제이헬로비전 합병을 무력하게 방치한다면, 우리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은 어떤 식으로든 폭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의 통신 공룡화는 기업 생태계뿐 아니라 국민 생활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지금 정부 당국이 할 일은 세계 최악의 교육비, 주거비, 통신비, 이자비 등에 시달리는 국민들을 생각해서 모든 요금제에 포함시켜서 부당하게 징수하고 있는 1만1000원의 기본요금을 즉시 폐지해 전기통신사업법에 나오는 ‘공공복리’의 증진에 기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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