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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최저임금 1만원’을 위한 고언 |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시한(6월28일)이 곧 다가옵니다. 노동계가 시간당 ‘1만원’을, 경영계가 ‘동결’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올해도 교섭은 매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최저임금 1만원을 지지합니다. 해당 노동자들의 삶이 개선되는 것은 물론이고, 침체에 빠진 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도 아주 효과적인 방안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원인은 과잉생산에 견주어 수요가 부족한 것인데, 그 근본원인은 극심한 소득불평등에 있습니다. 즉, 소비성향이 낮은(돈이 더 생겨도 더 쓰지 않는) 부유층에게 소득이 집중되고, 소비성향이 높은(돈이 더 생기면 다 써버리는) 저소득층의 소득은 악화되어 수요가 늘어날 여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은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수요를 확대하고 경기회복에 기여할 것입니다.
바로 이 때문에 미국에서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5달러(1만7000원)로 인상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고, 독일에서 2015년부터 8.5유로(1만1000원)의 최저임금을 도입했으며, 영국 정부도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9파운드(1만5000원)로 인상할 예정입니다. 이 정도면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은 가히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 정부는 과거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지나가는 말로 두어 번 임금인상 확대를 말한 것 외에는 별로 의지를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경영계의 태도입니다. 우리 경제가 이제는 옛날처럼 “임금 따먹고” 발전하는 경제가 아닌데, 무조건 “동결”만 외치고 있습니다. 이미 100년 전인 1914년 노동자들의 구매력을 높이려고 임금을 일시에 두 배나 인상함으로써 ‘포드주의’ 시대를 열었던 ‘자동차 왕’ 헨리 포드에 비하면, 우리 경영계는 너무나 천박합니다.
이런 정부와 경영계의 태도가 앞으로 며칠 만에 바뀔 리가 없다면, 올해도 최저임금 1만원은 난망합니다. 시한이 다가오면 결국 정부의 영향력이 큰 공익위원들의 소폭 인상안으로 결정될 것입니다. 임금이 최저임금 이하인 약 260만 노동자들의 고통스런 삶은 여전할 것이고, 경제회복의 중요한 단초는 잃어버릴 것입니다.
절박합니다. 그래서 노동계 대표 격인 양대노총 대표자들께 감히 고언을 드립니다. 이웃 간에 콩 반쪽도 나눠 먹는다는 속담처럼, 노총 조합원들보다 더 힘든 저임금 노동자들을 위해 우선 양보 좀 하자고, 그래서 “최저임금 1만원으로의 인상을 조건으로 올해 조합원들의 임금을 동결하자”고 말입니다.
물론 그런다고 경영계가 최저임금 1만원을 수용할지는 모릅니다. 또한 조합원들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해서 열악한 저임금이 조합원들 탓은 아닌데 왜 우리가 양보하느냐는 항변도 있을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의 갑작스러운 인상은 영세자영업자가 감당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습니다.
하지만 몇가지 문제가 있음에도 무엇보다 중요한 최저임금 1만원 확보를 위해 누군가는 돌파구를 열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는 노동계의 대표인 여러분의 양보가 그 돌파구라고 생각하는데, 그것은 단지 ‘미덕’이 아니라 최저임금 해당자들을 포함한 비조합원 노동자들, 나아가 일반 국민들의 지지를 얻어서 정부와 경영계를 움직이는 강력한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것은 앞으로도 여러분의 활동을 뒷받침해주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어렵지만 위대한 결단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정원호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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