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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6.05.12 20:47 수정 : 2016.05.12 20:47

우리나라 성인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341잔으로 5년 전 277잔보다 약 23.1% 증가했다. 커피는 그만큼 우리에게 가깝고 친숙해졌다. 심지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먹는 가공음식은 이제 김치가 아닌 커피라고 한다.

친숙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커피의 낯선 단면이 있다. 전 세계적으로 천문학적 양이 소비되지만, 정작 농부들은 제값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유통구조를 갖고 있다. 오랜 기간 공들여 커피를 재배해 헐값에 팔아넘길 수밖에 없다. 많이 팔수록 빚이 쌓이는 구조다. 노동력 착취로 미취학 아동들까지 커피 농사에 동원되는 게 현실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숍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약 4000원. 이 중 0.5%인 20원 정도만 소규모 커피 농가의 몫이다. 나머지 이윤은 거대 커피회사인 다국적 기업과 소매업자, 중간거래상들이 가져간다.

이러한 커피 유통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1960년대 후반부터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공정무역 운동이 확산됐다. 특별히 커피와 관련된 공정무역은 1986년 만들어진 ‘막스 하벨라르’(Max Havelaar)라는 한 시민단체에 의해 시작됐다. 네덜란드 출신의 프란스 판데르호프 신부는 불공정 거래를 타파하고, 멕시코 커피농부들에게 노력에 합당한 이익을 돌려주기 위해 공정한 가격으로 산지에서 커피를 구입하는 운동을 벌였다. 농부들은 기존 판매 가격보다 2~3배 높은 값에 커피를 팔고, 유통 마진이 빠지기 때문에 소비자는 부담 없는 가격으로 커피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것이 전 세계 공정무역운동의 시초다.

공정무역은 노동에 합당한 가치를 돌려주는 거래 방식이다. 공정무역을 통해 보장된 최저 가격은 농부들이 생산비와 생계를 충당해 빈곤의 굴레에서 벗어나 안정적 삶을 누릴 수 있게 해준다.

우리나라에서도 2002년 한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공정무역운동이 시작됐다. 기아대책은 2008년 재단법인 ‘행복한 나눔’이라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멕시코와 인도네시아에서 수입한 커피로 공정무역 사업을 하고 있다. 현지에 전문인 봉사자 ‘기대봉사단’을 파견해 꾸준히 현장을 살피며 실제로 농민들이 자립하고 있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나아가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섬 워노소보 지역에 ‘공정무역 마을’을 만들었다. 164가구가 살고 있는 이 마을은 전통적으로 담배농사를 짓다가 국제 담배가격 하락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형편이 어려워지자 자녀를 상급학교로 진학시키지 못하고, 아파도 치료받지 못하는 사람이 늘었다. 기아대책은 이 마을에 2012년부터 2만2400그루의 커피 묘목과 비료, 쌀 등을 지원했다. 3년 동안 자리를 잡아 농민들은 이번 달 중 첫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습관적으로 마셔오던 커피, 이왕이면 농부들에게 꿈과 희망이 되는 맛있고 착한 커피로 바꿔 보는 건 어떨까?

진정용 기아대책 행복한나눔 커피사업팀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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