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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5.03.04 19:31 수정 : 2015.03.04 19:31

월성원전 1호기가 이르면 오는 4월 재가동에 들어간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여러 가지 조처들로 월성 1호기의 안전성이 충분히 확보됐음을 최종 결론 내렸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전문적인 검증과 지역주민, 환경단체까지도 참여했던 민간검증단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검증까지도 고려해 재가동을 결정한 것이다. 앞서 한수원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수소 제거 설비와 이동형 발전차량 등을 구비하고, 월성 1호기가 극한 상황에서도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유럽형 스트레스 테스트는 대형 자연재해 등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원전이 안전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한 조치였다.

하지만 월성 1호기의 계속운전에 대한 결정은 ‘모든 것의 끝’이 아니라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을 인지하여야 한다. 월성 1호기의 새로운 출발에 앞서 한수원이 좀더 국민이 원하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몇가지 주문하고자 한다.

첫째로, 한수원은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이라는 대명제 아래 월성 1호기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실질적인 안전에 대한 담보가 없다면 지역주민과 국민들의 신뢰성과 수용성을 기대할 수 없으므로 이를 위한 실천적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예컨대 월성 1호기 운전상황을 철저히 감시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주민 불안감 해소를 위한 감시 활동을 강화하여야 한다. 이처럼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지역주민과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공급자 입장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둘째로, 계속운전을 지지해준 지역주민과의 ‘상생’에도 주력해야 할 것이다. ‘상생’의 참 의미를 되새겨 지역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야 한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지역지원 사업도 체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차원에서 지역주민 및 지역사회에 지원을 약속하고, 이를 적극 이행해나가야만 한다.

산등성이에 오르면 산 아래에서 보지 못하던 상상하지 못한 경치를 볼 수 있듯이 얼핏 해답이 보이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신의 크기보다 한 치수 더 큰 모자(One Size bigger hat)를 쓰고 바라보면 더 깊은 생각과 대안을 찾을 수 있다.

한수원은 아직도 원전 안전성에 대한 걱정이 많다는 사실을 잘 깨달아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원전 운영주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국민의 신뢰를 제고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국민과 지역주민은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를 위해 ‘한 치수 더 큰 모자’를 써보는 일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권기헌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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