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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9 17:11 수정 : 2005.08.19 17:12

왜냐면

매번 유명감독만 이름을 내놓고 유명배우만 옷만 갈아입으면서 여러 영화에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다. 이건 관객뿐만 아니라 배우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상황이다.

배고픈 시나리오 작가, 적자에 허덕이는 제작자들, 입봉만을 기대하는 수많은 감독지망생들, 열악한 상황이어도 영화가 좋아서 매달리는 스탭들. 이들과 달리 점점 더 거대해지는 스타들의 권력.

8월 둘째주 극장가는 신하균이라는 ‘스타’ 배우가 독점을 했다. 신하균은 <웰컴투동막골>,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상업영화에 주연배우를 맡았다. ‘동막골’과 ‘박수’는 지난 주말 박스오피스 1,2위 하고 평단에서도 호평을 받아 앞으로도 흥행세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막골과 박수는 걸출한 상업영화다. 내가 말하려는 건 영화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신하균이라는 스타의 거대화다. 비단, 신하균 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어도 스타배우라는 이미지가 절로 떠오르는 그런 영화배우들을 총칭하고 싶다.

매번 유명감독만 이름을 내놓고 유명배우만 옷만 갈아입으면서 여러 영화에 겹치기 출연을 하고 있다. 이건 관객뿐만 아니라 배우에게도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상황이다. 관객은 같은 배우가 여러 영화에 출연하면 우선 영화에 대한 이야기 몰입이 힘들다. 이건 다른 영화에서 킬러 역할을 했던 배우을 보다가 다른 스크린에서는 순정파 역할을 하면 아무리 영화는 극이라 할지라도 영화에 완전히 몰입하긴 어려움이 따른다. 또한 배우에게도 피해가 간다. 배우는 흥행세를 타 다작을 한다면 일시적으론 좋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땐, 배우의 가치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경계해야될 점은 스타권력화이다. 얼마 전 이슈가 됐던 제작사와 배우들간의 마찰은 합의점을 찾았다고 보도됐다. 언론에 보도된 합의내용은 너무나 추상적이며 원론적인 문제여서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렇게 제작자들과 배우들이 ‘감정싸움’을 벌였을 정도로 스타는 거대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스타배우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영화제작의 구조적인 문제라고 본다. 우선 투자자들은 스타의 유명세만을 믿고 스타가 없다면 투자를 잘 안하려 한다. 그래서 스타없는 영화는 제작되기 힘들고 제작되서 극장에 내걸리는 것만으로도 ‘뉴스’감이 되곤 한다. 곧 영화 안에 스타가 없다면 앙꼬없는 찐빵이란 공식처럼 익숙해져만 가는 것이다. 배급되는 영화가 스타가 껴있는 영화이기때문에 관객도 스타에 자기도 모르게 익숙해지고만 있다. 그렇다면 관객도 ‘익숙해진’ 스타가 있는 영화를 찾게 될테고 제작자과 투자자들은 안정된 ‘스타영화’만을 만드는 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그때, 우리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때 지겹도록 들었던 독점의 폐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스타에 익숙해진 우리, 스타가 없으면 제작이 불가능한 제작시스템에서 스타배우들은 얼마든지 자기 요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스타들의 요구가 크면 클수록 한정된 제작비에서 피해를 입는 건 힘없는 영화스탭들이 될 수 있고 다양하지 못한 영화만 보게 되는 관객일 수도 있다.

전경원/강원대학교 2학년, 강원대학교방송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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