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노대통령은 진정으로 사회분열과 차별을 해소하기를 원한다면 노동조합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고, 투명하지 못한 추악한 재벌들을 단죄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정리해고를 남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앞장서 그 대책을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8.15 기념사에서 세 가지 분열 요인으로 ‘하나는 역사로부터 물려받은 분열의 상처이고, 둘은 정치 과정에서 생긴 분열의 구조이며, 셋은 경제적 사회적 불균형과 격차로부터 생길지도 모르는 분열의 우려’라고 밝혔다. 경제적 과제인 심각한 양극화 문제에 대해 사뭇 기대를 가지고 연설을 들었지만 결국은 노동자들의 희생을 전제로 한 양극화 해소 방안을 밝혀 실망을 넘어 한탄스럽다. 노대통령은 기업에게는 연구개발투자와 국내투자를 늘리고 인재를 키울 것을 주문하고, 노동조합에게는 기업이 어려움에 처해도 정리해고가 어렵다고 하면서 해고의 유연성을 열어 줄 것을 요구했다. 노대통령은 지금 기업이 어려움에 처해도 막강한 조직력으로 강력한 고용보호를 받고 있는 대기업 노동조합의 기득권 때문에 정리해고가 어렵다고 왜곡하고 있는데 실상은 정리해고가 전산업에 걸쳐 남발하고 있는 현실이다. 막강한 노조가 있는 대기업인 현대자동차를 필두로 시작한 정리해고는 대우자동차, 태광산업, 외환카드, 코오롱, 흥국생명 등에서 강행되었고 제조업, 사무직, 금융, 공공기관 가릴 것 없이 구조조정은 전 부문에 걸쳐 이뤄지고 있으며, 상시적인 구조조정을 당하여 실업수당을 받는 해고자들이 50만 명에 이른다. 노동조합들은 무조건 정리해고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정말 어려움에 처해 있다면 정리해고 대신 임금삭감을 제시하고 순환 무급 휴직을 대안으로 고통분담을 제시했다. 현대자동차나 대우자동차처럼 정리해고자들이 다시 채용되는 것으로 보아 엄청난 갈등과 사회 비용이 지불되는 정리해고보다는 노동조합의 대안이 옳았다는 것이 지난 구조조정의 역사가 증명해 주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코오롱처럼 임금삭감이라는 단물만 빼먹고 정리해고를 남발하고 있고, 태광산업처럼 정리해고를 하면서 수조원이 예상되는 진로 인수 전에 참가했다. 우리 경제를 나락으로 빠져 들게 하는 것은 대기업 강성 노동조합들이 아니라, 투명하지 못한 재벌들이 노동자들에게는 구조조정과 손배가압류로 죽음으로 내몰면서 기득권 유지를 위해 분식회계와 비자금을 불법적으로 조성하고 대출이자까지 회사 돈으로 대납하는 ‘미스터 두산’과 엑스 파일에 드러난 ‘삼성공화국’들이다. 한편 아이엠에프 이전만 해도 비정규직이 300만 명을 넘지 않았고 정규직과 차별 또한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의 정규직들이 구조조정, 정리해고를 당하고 계약직, 아웃소싱, 분사, 하도급으로 재취업해서 이전에 하던 일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비정규직 신분으로 추락하여 정규직과 심각한 차별을 받고 있다. 정리해고가 어려워서 기업들이 비정규직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정리해고 제도를 통해 정규직들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이 지금 사회 양극화의 본질이다. 흥국생명의 예를 보면 정리해고가 얼마나 심각하게 악용되고 있는지 잘 알 수 있다. 매년 수백억에서 일천억 흑자가 나는 기업에서 확인할 수도 없는 미래의 경영상 이유로 정리해고를 강행하고, 노동조합을 위축시키기 위해 정리해고 대상자 70%를 노동조합 간부로 하여 노동조합 활동을 어렵게 만들었고, 남아 있는 직원들은 노동강도가 너무 심해져 고통 받고 있고, 퇴사한 일부 직원들을 콜센타 등 비정규직으로 채용했다.노대통령은 진정으로 사회분열과 차별을 해소하기를 원한다면 노동조합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고, 투명하지 못한 추악한 재벌들을 단죄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정리해고를 남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앞장서 그 대책을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불법적인 정리해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해고자의 가정파괴를 막기 위해 해고판정을 다투는데 7년씩이나 걸리는 기간을 단축하고, 최소한 노동위원회 판정에 따라 사용자는 복직명령을 이행하고 행정절차를 하도록 법을 개정하고, 불법 정리해고에 대해서는 처벌 조항 또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부가 세습되는 것을 넘어 학벌까지 세습되는 사회로 가고 있는데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의 고통과 정리해고의 칼바람까지 자식들에게 세습할지 모르겠다. 정녕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과 정리해고까지 물려 줄 것인가! 묻고 싶다. 김득의/전국생명보험산업노동조합 흥국생명지부 수석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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