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이공계 박사과정에 병역면제 혜택을 주라는 논리는 그 주장의 가치에 관계없이 ‘국민정서’의 반발에 직면한다. 국내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이공계 박사과정 병역면제가 옳겠으나 그것이 어렵다면 현재 존재하는 이공계 병역특례 의무복무 기간이라도 대폭 단축되어야 한다. 우리 민생 경제가 좀처럼 침체상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바로 우리 민생 경제의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물론 진보적인 시각을 가진 이들은 다른 주장을 내놓겠으나 현실적으로 이뤄지기 힘든 진보적 대안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을 가지고 지금의 문제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민생 경제의 핵심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바로 우수한 설계 인력과 과학기술 인력을 많이 기르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의 경직된 제도체계는 우수한 이공계 인력 양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체계가 아니다. 지금 여전히 우리 사회의 숙제인 이공계 문제의 본질은 이공계의 양적 문제가 아닌 이공계의 질의 문제다. 현재 각 기업들이 겪는 고통은 석·박사 이상의 이공계 고급인력의 부족 문제인 것이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지금의 이공계 정책을 대수술해야 한다. 필자는 지금의 이공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대학원 이공계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어렵다면 지금의 병역특례 복무기간이라도 대폭 단축해야 하며, 병역특례 입대 뒤 자신의 기술기업 창업도 허가해야 한다고 본다. 많은 이들은 근본적으로 이공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공계 인력 가운데 소수만이라도 50대 이상에 이를 때까지 안정적으로 일할 풍토를 조성해 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적어도 우리 사회에서는 현실성이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공계 인력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성공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자면 우리 이공계 인력에게 열심히 공부하고 능력을 갈고 닦을 시간적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 그래서 국내 이공계 학생들에게 병역이라는 측면에서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이공계 박사과정 학생들에게 병역면제 혜택을 주면 낙후된 국내 이공계 대학원에 활기가 돈다. 이로 인해 중소기업을 위한 기술연구가 강화된다. 그뿐만 아니라 막대한 국외유학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국내 이공계 박사들의 질이 높아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국내 박사들의 지위가 높아진다. 국내 이공계인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국내 박사에 대한 차별대우 때문에 우수인재의 이공계 기피가 심하다고 입을 모으는 경우가 많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국내 박사의 경쟁력이 낮은 경우도 많다는 사실을 생각해 봐야 한다. 당장 얼마 전 국내 굴지의 전자회사 최고위 간부가 강연 자리에서 국내 박사들의 외국어 실력을 문제삼으며 국내 박사들을 비판해 논란이 된 적이 있다. 우리 이공계인들은 무작정 국내 박사 감싸기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개선해야 할 점은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개선을 위한 시간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그러나 이공계 박사과정에 병역면제 혜택을 주라는 논리는 그 주장의 가치에 관계없이 ‘국민정서’의 반발에 직면한다. 국내 과학기술 발전과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이공계 박사과정 병역면제가 옳겠으나 그것이 어렵다면 현재 존재하는 이공계 병역특례 의무복무 기간이라도 대폭 단축되어야 한다. 많은 이공계인들은 이공계 병역특례 제도의 존재 탓에 시장에서 이공계인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낮게 평가되고 있다고 불만을 표하고 있다. 군에 가지 않는다는 것 때문에 약점이 잡혀 고통을 겪는 병역특례 노동자들의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으로 국가경제와 국민 삶의 질적 수준을 좌우하는 것은 과학기술 능력임을 냉철히 생각하고 이공계 정책에 정부와 언론, 시민사회가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곽호성/정치웹진 신데렐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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