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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7.11 19:30 수정 : 2012.07.11 19:30

독선과 불통에 대한 문제제기를
해고와 대량징계로 억누른
현병철과 김재철은 너무 닮았다

“지난 2년 ○○○의 재임기간은 ○○○에 유례없었던 갈등과 추락의 시간이었다. (중략) 저항하는 구성원들을 징계와 인사발령으로 억압하고, 동조하는 일부 구성원들에게는 납득하기 힘들 정도의 즉흥적 시혜를 남발하는 비민주적인 사내 통치가 이뤄졌다.”

<문화방송>(MBC) 김재철 사장 이야기이다. 인용 글은 노조 파업을 지켜보던 엠비시 20년차 이상 사원이 지난 2월에 발표한 성명의 일부다. 그 ○○○에 현병철과 인권위를 적어보면 어떤가. 절묘하게 또다른 정답이 되지 않는가. 김재철의 엠비시가 방송의 공정성을 팽개치며 추락을 거듭했다면 현병철의 국가인권위원회는 인권을 정권의 장식물로 전락시켜 지난 10년간 쌓아온 인권위의 국내외 위상과 신뢰를 무너뜨렸다.

급격한 위상과 신뢰의 추락을 내부 구성원에 대한 억압과 길들이기로 돌파하려 했다는 점에서 둘은 너무도 닮았다. 현 위원장의 인권위가 계속되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이유로 2011년 인권위 직원들에 대한 대량 징계사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현 위원장은 2011년 1월 인권위 내부에서 인권에 대한 이해와 열정은 물론 인권업무의 전문성을 가장 높이 인정받던 직원의 재계약을 거부했다. 그 직원은 출범 때부터 10년을 인권위에서 일했고, 인권위 노조의 부위원장이기도 했다. 그는 두달간 외국연수를 다녀오자마자 재계약 거부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고, 어떤 사전 설명이나 의견진술의 기회도 없었다. 납득할 수 없었던 많은 동료들이 인권위 내부 게시판에 재고 요청 글을 올렸지만, 위원장은 묵묵부답이었다. 이는 하나의 도화선이었을 뿐이다. 현 위원장은 재임기간 내내 구성원과 소통을 단절하고 독선을 계속해 왔기 때문이다.

서울과 지부의 인권위 직원 12명이 지난해 2월에 1인시위, 언론 기고, 피켓 전시 등의 방법으로 현 위원장에게 호소했다. 이들은 “독선과 불통으로 인권위가 죽어갑니다”, “길 잃은 인권위의 오늘이 부끄럽습니다”라고 간절히 외쳤다. 그러나 현 위원장은 이들 모두의 징계를 강행했다. 이들의 행동으로 ‘인권위의 신뢰’가 추락했다고 했다. 수십명 동료 직원들의 탄원에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직원들이 재심사를 청구하자 현 위원장은 원래 징계의결을 하였던 위원과 똑같은 위원들로 재심 심사위원회를 다시 구성해 재심사 절차를 무력화하기도 했다.

150일째를 넘긴 엠비시 파업과 관련해선 8월 초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이 교체될 때쯤 김재철 사장이 퇴임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반면 현 위원장의 연임 내정으로 인권위의 추락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인권위는 한 정권이나 개인의 것이 아니고 우리 사회가 만들어온 소중한 성과물이다. 불통과 독선에 대한 문제제기를 징계로 억압하는 수장에게서 조직의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현병철 위원장 체제가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송상교 변호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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