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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2.05.30 19:24 수정 : 2012.05.30 19:24

5월29일치 성한용 칼럼 ‘안철수 대통령은 없다’에 대한 반론

정진욱 ㈜황금씨앗 대표이사

‘정치초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을 만큼
국민들 처지가 절박하다

안철수 원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안 원장이 대통령에 출마하지 말고 존경받는 인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것은 안 원장을 아끼는 사람들이면 한번쯤 드는 생각이다. 그러던 차에 성한용 기자의 칼럼 ‘안철수 대통령은 없다’라는 대형 포탄이 날아들었다. 안철수가 정치를 하는 것이 정말 안 되는 일인가 궁금해지는 때다.

오늘날 정치는 매우 복잡하고도 어려운 영역이다. 그래서 정치전문가가 해야 한다는 데 많은 사람이 동의한다. 우리 정치도 점차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안철수 원장은 정치에 문외한이다. 안 원장은 자신이 잘 모르는 영역에 진입할 때 그 분야의 책 수십권을 읽어 기초를 닦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책으로 정치를 배울 수는 없고 대통령 직은 말할 것도 없다. 정치는 살아있는 생물이어서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김대중, 노무현 같은 정치9단이라는 분들도 살아있는 생물과의 싸움에서 이긴 경우보다 진 경우가 더 많았다.

그 점에서 안철수 원장이 정치 초보라는 것은 매우 불안한 일이다. 정치를 하려면 국회의원부터 하라는 멘토들의 조언도 있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국민 중 상당수는 ‘대선후보’ 안철수를 지지한다. 20~40대는 열렬하다. 왜 그럴까? 기존 정치에서 찾지 못한 희망을 그에게서 엿보았기 때문이다. 지난 총선 때 민주통합당이 패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도 지도부가 새로운 희망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 새로운 희망의 실체는 결국 비전과 능력을 갖춘 ‘새로운 사람’이다.

정치선진국에서 정치 초보가 느닷없이 대권주자가 되고 대통령이나 수상까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영국의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만 하더라도 43살에 수상이 됐지만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23살 때부터 보수당 정책연구소에서부터 일한 ‘정당인’이다. 사실 우리 정치에서 급작스럽게 부상했던 박찬종, 이인제, 고건, 문국현 같은 분들은 모두 대선 도전에서 실패했다. 국민들도 이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왜 안 원장에게 기대를 갖는가? 이 난국을 해결할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지도자,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에 대한 요구가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서 정치적 경험은 결정적으로 중요한 요소이다. 그것에 대한 시험과 평가는 앞으로 철저히 이뤄질 것이다.

대선후보로 끝까지 살아남느냐는 안철수의 몫이다. 시험대에 오르기도 전에 불출마 선언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 시험장에 누가 들어와야 하는지를 정할 권한은 아무에게도 없다. 참정권에서 핵심 중 하나는 선택의 다양성이다. 전두환 정권 때의 체육관 선거는 그래서 참정권의 행사가 아니다. 국민은 자신이 갖고 있는 모든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행여라도 ‘안철수 대통령은 없다’는 말의 이면에 안철수 현상에 대한 안이한 인식이 있다면 큰일이다. 안철수 현상은 우리 정치권의 문제와 쌍둥이다. 첫째, 국민은 우리 정치에 새롭고도 격렬한 변화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정치가 직업으로 자리잡으면서 정치인이 어느덧 기득권 계층이 된 것을 국민들은 쉽사리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변화의 요구가 좌절된다면 국민은 기존의 정당정치를 거부할 것이다. 이러면 정권교체는 난망해진다.

둘째, 정치 초보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싶을 만큼 우리 국민들이 처한 현실이 절박하다는 것이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는 대통령감이라면, 국민은 어떤 제한도 두지 않고 있다. 안 원장에 대한 지지는 단순한 인기투표가 아니다.

‘정치는 역시 정치인이 하는 것’이라거나, 있을지도 모를 안 원장의 낙마에 희희낙락하며 정치적 기득권자들의 게임으로 대선을 치르려 한다면, 민주·진보진영은 또 한번 혹독한 겨울을 맞을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절망은 바다 밑까지 닿고, 한숨은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것을 한순간도 잊지 않는 지도자를 국민은 갈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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