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
[왜냐면] 5·18기록물 유네스코 등재 1년 |
안종철 국가인권위원회 기획조정관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지 꼭 1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광주시민들은 5·18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끼친 영향과 정당성을 널리 알리고 호소해왔지만, 별다른 반향이 없이 민주인사들과 광주시민들만의 생각으로 그치고 말 때 그 울분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유네스코라는 공인된 국제기구에서 5·18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인정함으로써 아쉬움은 상당히 극복되었습니다. 다만 이것마저도 부인하려는 세력들이 한 국가 안에 존재한다는 점에서 아직도 아쉬운 점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5·18 민주화운동 기록물이 한국 현대사 관련 기록물로는 처음으로 등재되었다는 점에서 여러가지 의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실패한 역사는 승자들에 의해 대부분 망실되는 경우가 많지만 광주의 경우는 신군부 세력의 혹독한 군사독재가 자행되고 있었음에도 자료를 보존하였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인정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5·18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금남로에 있는 역사의 현장인 가톨릭센터 건물은 5·18 아카이브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이 아카이브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5·18 관련 기록물이 보존될 뿐만 아니라 5·18 이후 진상규명 과정에서 한국 민주주의와 인권이 발전되고 증진되는 과정들이 기록된 수많은 자료들이 보관될 것입니다.
국가폭력은 인권유린의 바로미터입니다. 5·18 광주는 국가폭력으로 인권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생명권이 처참하게 유린된 현장입니다. 이 현장을 지키고 기록을 오롯이 보존해온 광주시민들은 너무 위대합니다. 이러한 역사 유산을 잘 간직하고 전파하여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3세계 국가들에 전해주어 그들도 민주화를 이룩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유네스코의 정신이라 생각합니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