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5.09 19:27
수정 : 2012.05.09 21:38
나꼼수와 이정희와 당권파…
세상에 따라 하고 닮을 게 없어
변희재와 박근혜를 닮아가나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
지금은 이명박과 조중동이 낸 문제를 풀 시간이 아니다. 나꼼수와 통합진보당 당권파, 그리고 북한 정권이 낸 문제를 풀 시간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 말기로 가보자. 조중동이 극성을 부리긴 했으나 우리나라 다수 대중의 상식과 문화시계는 노무현에 대한 실망의 시간을 가리키고 있음이 분명했다.
북한 정권이 걸핏하면 미제와 그 앞잡이로 세상 모든 걸 설명하는 단순함과 달리, 노무현의 실망과 추락을 모두 조중동 탓으로 돌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한국 대중의 문화시계는 북한 대중의 그것과 근본적으로 달라 종교적 맹신의 시계가 아니다. 열광적 지지를 보냈다가도 실망스러우면 또 실망스러운 거다. 전혀 표리부동의 고장 난 문화시계가 아니다.
이명박은 어떤가? 주변 실세의 불법과 부정을 물었는데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라고 답한다. 유인촌이 차고 다닌 저질 완장을 물었는데 연예인은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답한다. 분명 근거를 가지고 너를 물었는데 천연덕스럽게 완전히 남의 말을 하듯 한다. 토끼 모양 반도 안에 함께 살면서 이처럼 땅이 솟아오른 지각 단층을 느낄 수가 없다.
김어준은 말한다. 나꼼수의 안하무인을 물었는데 조중동과의 국공합작으로 답한다. 북한 정권이 즐겨 쓰는 미제의 앞잡이론과 도대체 뭐가 다른가?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불법과 부정으로 뽑으면 안 된다고 물었는데, 통합진보당 당권파와 이정희는 이렇게 답한다. 조중동 편승과 노무현을 걸고넘어지는 것으로.
국제적으론, 중국마저 민생을 넘어서는 국방이 있을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물었는데, 북은 결국 미사일을 쏘는 것으로 답한다. 이 모든 이른바 진보상품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시장 기준으로 불량상품이라는 거다. 한국 다수 대중의 문화시계가 가고 있는 방향과 완전히 거꾸로 돌아가는 시간을 살고 있다. 너무 강렬한 지각 단층, 이명박과 조중동을 너무 오래 겪다 보니 나꼼수, 당권파, 북한 정권 또한 완전 그들과 비슷해졌다.
한국 대중의 문화시계는 지금 몇 시인가? 진보건 나발이건 신선한 새벽 5시 근처 ‘시대적 약속시간’을 지키라는 거다. 과정의 투명성과 절차의 법적 기준을 지키는 것, 그리고 욕지거리와 흥분으로 절제와 품위를 파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꼼수가 하는 일상적 흥분과 욕이 변희재나 강용석이 하는 일상적 변태 또는 욕과 그렇게 다른가? 당권파가 하는 폭력과 용팔이가 저질렀던 폭력에 과연 무슨 큰 차이가 있나? 겉으론 멀쩡하나 알면 알아갈수록 사실 수준에선 기가 찰 노릇인 이정희와 박근혜가 도대체 무슨 큰 차이가 있나? 시시때때로 군사적 공격과 위협을 일삼는 북한 정권과,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을 무슨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 발급 기준 정도로 강요하는 조중동이 과연 뭐가 다른가? 둘 다 아주 나쁜 군사 깡패 세력 아닌가?
한국은 세계사적으로 신선·발랄·창의의 화신 애플과 쌍벽을 이루는 삼성의 주무대다. 그런 나라다. 한국 문화시계에 노출되어 있는 한 삼성과 이건희는 애플의 그것과 달라도 너무 한참 다른데도 세계의 시각과 시장은 완전 딴판이다. 뭐가 되었든 삼성이 애플을 잘 따라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이 스스로는 못해도 따라는 간다. 잘하는 일이다. 말로만 혁신한다는 엘지(LG)보다 잘하는 것이며, 늙은 소니를 한참 뒤에 두고 진보와 진화의 세계적 표상인 두 기업 애플을 따라 하고 구글과 함께 간다. 그러다가 뒤집지 못하란 법도 없다. 삼성 만세, 실망 이건희.
그런데 이게 뭔가. 세상에, 따라 하고 닮을 게 없어 이명박, 조중동, 용팔이, 사이비종교를 따라 하고 닮아가는 게 오늘날 ‘진보상품’의 현주소 아닌가? 삼성의 진보보다 못한 진보. 말 자체도 꼬이고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게 무슨 진보야?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