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2.04.18 19:47 수정 : 2012.04.18 19:47

함민정 우면산 산사태 피해 유가족

자연재해란? 기상, 지변, 생물 등의 급격한 자연현상으로 입는 재난을 말한다. 인간에 의한 인재와 구별되는 말이다. 가장 큰 손실을 가져오는 재해는 지진, 화산폭발, 풍수해이다. 산업혁명 이전에는 자연재해가 전체 재해의 거의 전부였으나, 산업혁명 이후로 인재의 비중이 커졌다.(네이버 백과사전)

우리가 말하는 자연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위적으로 변형시키거나 새로운 조성물·구조물들이 들어서게 되면, 자연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잃게 되고 큰 위험에 대한 내성조차 사라져 이후에 발생하는 사고에 대해서는 자연재해라 할 수 없다. 그것은 인재다.

지난해 발생한 서울 우면산 산사태가 인재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첫째, 우면산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각종 공사를 이번 산사태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군부대의 배수로가 잘못되어 있었고 우면산을 관통하는 우면산터널과 서초터널 공사로 인해 지반이 약해져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생태공원, 산책로 등의 공사로 이미 우면산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둘째, 우면산 참사가 발생한 서초구에는 사고발생 15시간 전인 7월26일 오후 5시 산사태 주의보 발령을 요청하는 단문메시지(SMS)가 처음 발송됐다. 이어 10여차례나 배달됐고, 급기야 27일 아침 8시에는 산사태 예보를 발령하라는 내용의 산림청장 명의의 공문까지 발송됐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서초구는 이러한 산림청의 줄기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만약 서초구가 산사태 예보 발령을 내리고 발 빠르게 움직였더라면 18명의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았을 것이다. 기존에 이미 우면산이 황폐해진 상태에서 내린 기록적인 폭우는 산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 될 수 없다. 우리가 알고 싶은 것은 기록적인 폭우량이 아니다. 왜 멀쩡한 산을 파헤치면서 이러한 결과를 예상 못했는가? 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한 원인 규명 및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가? 과거 산사태의 전력이 있었고, 사고 이전에 이상 징조가 있었음에도 피해가 컸던 것에 대해 정부와 국가가 재해 예방 및 관리에 소홀했던 점이 있지 않았는가? 즉, 국가공무원의 근무태만 아닌가? 우면산 산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러한 것들을 방임·방관한 정부와 국가다. 천재로만 단정 짓지 말고, 인재인 부분에 대해 솔직하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정확한 원인 규명을 해야 한다.

우면산 산사태 후 많은 시간이 흘렀다. 서울시는 이번 사태를 덮어 보려고 이모저모로 자체 조사를 해왔다. 그리하여 서울시도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을 한 상태이나 그것을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다. 왜 그러는 것일까? 일이 너무 커지는 것이 두려워 그냥 덮어두려는 것일까? 누군가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두려워서인가? 국방부에서는 배수로의 잘못으로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보고서가 이미 나왔고 그에 따라서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소송에서 이기고자, 자신들은 살고 유가족과 피해가족은 또다시 죽일 수밖에 없는 재조사를 준비중에 있다.

박원순 시장은 이번 사태를 ‘천재로만 보고 그냥 넘어가지 말아야 된다’고 한 말에 책임지고 먼저 공청회를 열어 잘못된 부분과 의문점들을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할 것이다. 그 뒤 유가족에 대한 구체적인 보상 방법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재조사 진행 방향이나 예방대책을 논의하라는 것이 유가족들과 피해 주민의 바람이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