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경찰 청문감사제도의 기만성

최소한 공정성을 담보하려면
다른 경찰서 경찰이나 외부인사로
감사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승군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매탄4동

저는 아무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하여 서울 종로경찰서에 고소(진정)를 하였고, 도주한 피의자에 대한 추가 증거확보 요청을 하였으나 경찰이 이에 불성실하게 대응해 증거도 제대로 확보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경찰청에 수사이의신청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사이의신청을 하자 담당 형사가 수차례 전화를 하여 고성을 지르고 압박을 하였고,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와 경찰청에 재차 민원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러자 청문감사실이라는 곳에서 연락이 와 민원과 수사이의신청 넣은 것에 대하여 조사할 것이 있다며 방문 요청을 하더군요. 이런 제도도 처음 알았고, 공정하게 조사를 하겠다 하기에 기꺼이 방문을 하여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경험을 해보니 이 경찰 청문감사제도라는 게 정말 국민을 기만하는 제도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종로경찰서 경찰에 대한 감사인데 그것을 같은 종로경찰서에서 감사하고, 더군다나 실제로 방문해보니 감사 대상 형사의 사무실(방)과 불과 2~3m 거리 바로 맞은편 사무실(방)에 있는 동료 경찰이 감사를 진행하더군요.

같은 경찰서 바로 옆방 동료 경찰이 동료 경찰을 공정하게 감사한다? 이것은 애초에 말이 안 되는 사항이 아닐는지요? 저는 최소한 공정성을 담보하려는 노력이라도 보이려면, 다른 경찰서 경찰들이 감사를 진행하거나, 좀더 공정성을 높이려면 외부인사들로 구성된 감사팀이 감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매일같이 얼굴 보고, 그야말로 유대관계가 끈끈할 수밖에 없는 같은 경찰서 내 동료 경찰이 감사를 한다면 과연 제대로 감사가 되겠습니까.

현 경찰 청문감사제도는 그야말로 국민을 기만하는 제도입니다. 이러한 생색내기용, 기만성이 농후한 제도는 오히려 억울한 일을 당한 국민들에게 더한 분노와 상실감을 줄 뿐입니다. 경찰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것은 경찰 내부의 자성이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입니다. 신뢰라는 것은 생색내기용 제도를 수없이 만들어 놓는다고 얻을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 때라야 비로소 생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