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2.04.09 19:41
수정 : 2012.04.09 23:03
|
유권자들이 8일 충남 공주시 신관동 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차량에 올라 거리유세 연설을 듣고 있다. 공주/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
공약은 참고 정도만 할 생각이다
‘세가지 조건’을 꼼꼼히 따져보면
공약이 대충 짐작되기 때문이다
첫째, 그동안 얼마나 국민의 4대 의무를 성실히 지키며 열심히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며 사는, 이 땅의 절대다수인 노동자·농민·영세자영업자들 편에 서서 일해왔는가, 그리고 지금도 변함없이 그렇게 살고 있는가이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현재도 그렇게 살고 있다면 누구보다도 노동자·농민·영세자영업자들의 설움과 애환을 잘 알 터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살아보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그렇게 하겠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둘째, 정당 역시 그동안 얼마나 국민의 4대 의무를 성실히 지키며 열심히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며 사는, 이 땅의 절대다수인 노동자·농민·영세자영업자들 편에 서서 일해온 정당인가, 그리고 현재도 변함없이 그렇게 하고 있는 정당인가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고, 현재도 그렇게 하고 있다면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그동안 그렇게 해오지 않던 정당이 선거가 코앞에 닥치자 부랴부랴 정강정책을 고쳐 그렇게 하겠다고 하는 것은 믿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정당보다는 인물이라는 얘기도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국회의원 개인의 인품이 아무리 훌륭해도 정당이란 조직의 구성원이 되면 그 정당의 정책과 분위기를 거역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둘이 바른 소리를 해봐야 담벼락에 계란 던지기이고, 결과적으로 들러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다음 국회의원 공천을 과감히 포기하고 왕따를 감수할 자신이 없다면 끝까지 그런 외로운 투쟁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후보자의 재산 형성과정 역시 국민의 4대 의무를 성실히 지키며 열심히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며 사는, 이 땅의 절대다수인 노동자·농민·영세자영업자들의 상식으로 이해가 되는 정도인가 아닌가이다. 로또 당첨이 된 것도 아닌데, 무슨 사업을 한 것도 아닌데 국회의원·공무원·판검사 등 월급을 평생 안 쓰고 모아도 도저히 불가능한 재산을 가졌다면 노동자·농민·영세자영업자들의 설움과 애환을 진정으로 이해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이다. 특히 여기저기 땅과 집을 가진 ‘부동산 중독자’라면 더더욱 안 된다는 생각이다.
많을수록 부족한 게 돈이며, 돈 욕심, 돈 중독증에 걸리면 뇌의 구조가 바뀌어 그동안의 생각과 양심과 상식이 전혀 다른 생각과 상식과 양심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리고 돈은 권력과 호형호제하는 사이인지라 돈이 많을수록 권력을 탐하고 가까이하는 속성이 있다.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는 돈을 들고 와서 사정사정을 해도 귀찮아 기피할 국민의 심부름꾼·머슴 노릇에 자신의 피 같은 돈 수십억~수백억을 써가며 하겠다는 것이 불타는 봉사정신 때문만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공약은 참고 정도만 할 생각이다. 말을 안 해도 위의 3가지 조건들을 꼼꼼히 따져보면 공약이 대충 짐작되기 때문이다. 선거 때만 되면 산에다가도 다리를 놔주겠다고 공약하는 사람들이 정치인들이니까. 안 지켜도 국회의원 임기를 채우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 그래서 공약을 안 지켰을 경우 국민들이 즉각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는 국민소환제가 마련되지 않는 한 공약은 믿거나 말거나라는 생각이다.
또 하나, 특별히 말을 잘하는 후보 역시 현혹되지 않도록 바짝 긴장을 하며 위의 3가지 조건들을 면밀히 따져볼 생각이다. ‘교언영색선의인’(巧言令色鮮矣仁)이란 말이 진리일지도 모른다는 게 60여년을 살아오면서 터득한 것이기도 하지만, 국민을 위한 심부름꾼·머슴 노릇이 세치 혀만으로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뜨거운 마음으로, 송곳 같은 양심으로, 그리고 국민의 4대 의무 성실히 지키며 열심히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며 사는, 이 땅의 절대다수인 노동자·농민·영세자영업자의 생각인 상식으로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말이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판사·검사·변호사 출신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많았지만, 오히려 말장난으로 국민들을 혼미하게 하고 짜증나게 한 일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은커녕 짜증과 스트레스만 주는 정치는 이제 소비자 주권운동 차원에서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 국민의 머슴·심부름꾼이 되겠다고 읍소를 해 뽑아줬더니 주인 노릇을 하며 국민을 가르치려 드는 정치인들 역시 소비자 주권운동 차원에서 과감히 척결해야 한다. 국민의 4대 의무 잘 지키며 열심히 정직하게 땀 흘려 일하며 사는, 이 땅의 절대다수인 노동자·농민·영세자영업자들이 꿈과 희망을 잃고 사는 세상은 더이상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강자가 약자에게 끝없는 양보와 희생만을 강요하는 세상은 정글 속의 짐승들 세상이지 상식이 통하는 사람들의 세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겸택 노동자·경기도 고양시 일산동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