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
폐차 냉매가스 반드시 회수해야 |
1500~2000cc급 승용차 1대가 연간 4.5~4.7톤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고 한다. 폐차가 방출하는 이산화탄소의 규모는 약 50만대의 차량이 내뿜는 것과 같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온실가스다. 그리고 이 온실가스 중 가장 악명 높은 것이 프레온가스다. “일단 대기중에 방출되면 400년 이상 분해되지 않고 열을 흡수하여 오존층을 파괴하는” 기체가 바로 프레온가스다. 프레온가스는 에어컨, 냉장고 등에 냉매로 사용되다가 폐기될 때 공중으로 날아간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폐차되는 차량의 에어컨에서 연간 최소 45만5천톤 규모의 이산화탄소에 해당하는 냉매가스가 나온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지난 한 해 동안 총 50만9천대의 차량이 폐차되었다. 폐차 1대당 평균 700g 정도의 냉매가스가 방출되므로 연간 총 350톤의 냉매가스가 하늘로 버려지고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냉매는 이산화탄소의 1300배 온실효과가 있다) 그러나 45만5천톤이라는 엄청난 양도 맞지 않는 수치다. 자동차 생산공정에서 프레온가스(CFC)가 신냉매(HFC)로 완전 대체된 것이 96년 이후다. 지금 폐차되는 차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0년 이상 된 노후차량들은 구냉매와 신냉매를 함께 방출하므로 1만6천배의 온실효과를 내는 구냉매의 배출량을 감안하면 적게 잡아도 200만톤에서 250만톤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내보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 2003년 국립환경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1500~2000cc급 승용차 1대가 연간 4.5~4.7톤의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고 한다. 결국 폐차가 방출하는 이산화탄소의 규모는 약 50만대의 차량이 내뿜고 있는 것과 같다. 그렇다면 현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을까?
냉장고와 에어컨 등 가전제품의 경우 2000년 환경부와 전자산업환경협회의 협약을 통해 제조업체들이 프레온가스를 재활용처리하고 있는 데 반해, 폐차에서 나오는 프레온가스 등은 폐차장에서 그냥 구멍을 뚫어 공중에 날려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차량소유자가 법적 의무로 폐차를 해야 한다. 이것은 곧 폐냉장고에서 냉매를 회수 처리하는 것보다 폐차에서의 회수 처리가 훨씬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선 냉매가스를 회수한 차량만 폐차하도록 해야 한다. 자동차 정비 과정에서 방출되는 냉매가스 또한 회수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처럼 파괴 처리 기술이 없다면 기술을 개발·적용하기 전까지는 재활용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그러면 냉매가스를 전량 수입하는 현실에서 외화 절감의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올 한해, 환경부는 수도권 대기를 개선하려고 10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노후차량 조기폐차 유도사업으로 노령 경유차에 대한 폐차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1만1778대(서울시 4476대, 경기도 1531대, 인천시 5771대) 규모로 127억원의 국고를 확보해 놓고 있다. 한쪽에서는 대기환경을 개선하려고 국가가 돈까지 줘가며 노후 차량을 폐차시키고, 다른 한쪽에서는 냉매가스를 그대로 방출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두언/국회의원·환경노동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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