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2.05 19:39
수정 : 2011.12.05 19:39
서울시 기술직 공무원
존경하는 박원순 서울시장님, 우리 서울시 기술직 공무원 진급에는 타 시·도에는 없는 독특한 제도가 있습니다. ‘성과 포인트’라는 제도인데, 도입하게 된 취지는 우수한 성과를 올린 공무원에게 진급심사 때 특혜를 주기 위한 것이며 그 결과 성과 포인트 점수가 없으면 진급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그러나 성과 포인트 운영 결과 아래와 같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어 이를 지적하고자 합니다.
첫째, 업무평가에 대한 공정성과 객관성의 결여입니다. 시장님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영업직 사원처럼 물건을 파는 것도 아니어서 객관적으로 개인의 업무를 평가하기가 어려운 것이 기술직 업무의 특징입니다. 그런데도 업무를 평가하고 점수를 부여하는 것은 공정하지 못한 제도라고 생각됩니다.
둘째, 공무원 본연의 업무 소홀입니다. 성과 포인트가 있어야 진급이 되기 때문에 성과 포인트 취득이 어려운 민원 관련 부서 등은 기피 부서가 되고 있으며 성과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사업부서 등은 선호 부서로 양분되고 있습니다. 정작 시민생활에 시급을 요하는 중요한 업무라도 성과 포인트와 관련이 없으면 아무도 하려고 하지 않고 모든 업무를 성과 포인트 점수만을 생각하며 일하고 있습니다.
셋째, 성과평가에 대한 점수 부여에 형평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최근 2년간 우수등급인 S·A등급을 받은 현황을 살펴보면 총 149건 중 본청(89건·60%), 서울시 사업본부(32건·21%), 서울시 사업소(7건·5%), 자치구(21건·14%)입니다. 위 통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서울시와 자치구 비율이 86 대 14로 형평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자치구는 성과 포인트를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며 또한 서울시 역점사업 및 특별한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은 매년 동일사업으로 중복해서 성과 포인트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넷째, 인사 비리의 온상입니다. 성과 포인트 점수가 있어야 진급이 되기 때문에 이 점수를 받기 위해 하위직 공무원들의 피 터지는 로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로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시장님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이런 인사 비리의 좌판을 깔아놓은 것이 서울시 성과 포인트 제도입니다.
서울시에서도 성과 포인트 제도의 불합리한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만 오세훈 전 시장님의 오기와 독선으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온 제도입니다.
성과 포인트 운영 결과를 살펴보면 동일한 업무나 유사한 업무를 하더라도 어떤 직원은 12점 이상을 취득하여 특별 진급을 하는가 하면 어떤 직원은 0.5점도 취득하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7급에서 6급 진급을 7년 만에 하는 직원이 있는가 하면 15년이 되어도 진급하지 못하여 7급으로 정년퇴직을 바라보는 직원이 있습니다. 이게 공정한 인사제도인지 시장님께 묻고 싶습니다.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눈물과 분노, 좌절을 심어준 성과 포인트 제도를 조속히 폐지하여 주시고 아울러 이미 획득한 성과 포인트 점수도 다음 진급심사부터는 제외하여 민원부서에서 묵묵히 일하는 직원들도 진급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해주시길 간곡히 요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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