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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15 20:16 수정 : 2005.07.15 20:17

서울대 문제, 어떻게 풀까 최근 2008학년도 입시안에 통합형 논술을 도입하겠다고 발표한 서울대와 이에 반대하는 정부가 충돌하면서 사회 각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한겨레 ‘왜냐면’에도 많은 시민들이 글을 보내와 이 문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서울대 입시안과 관련된 글들을 모아 ‘왜냐면 특집’을 마련한다. 편집자

학벌구조의 최고 정점에 있는 서울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입시와 관련된 공교육의 정상화에 서울대는 더 큰 사회적 책임이 있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절대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서울대 입시안이 어떠하냐가 교육부의 입시정책보다 오히려 우위의 권력을 쥐고 있다. 때문에 서울대는 우리나라의 초중고의 공교육을 어떻게 하면 정상화시킬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 입시안을 만드는 데 이 절대권력을 사용해야 한다.

서울대 입시안을 둘러싸고 서울대와 교육관련 단체와 정치권이 대결양상을 보였다. 특히 시민단체와 정치권에 대해, 서울대 총장과, 서울대 교수협, 서울대 평의원회 등은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라”는 취지로 서울대 입시안을 옹호하고 있다.

당연하다. 어떠한 정치, 경제적 외압으로부터 연구활동과 학문적 순수성을 침해받았을 때 대학은 당연히 자율성을 부르짖고 버텨야 된다.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권리다. 그러나 현재의 입시안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 서울대는 과연 대학의 자율성 침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는 좀 다른 문제다.

경제에서 보면 독과점에 대한 규제 법률이 있다. 자유시장 경제에서 특정기업의 독과점으로 시장의 법칙이 작용할 수 없을 때, 건강한 시장이 형성될 수 있도록 국가가 규제하는 것은 자본주의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다. 누구도 이를 두고 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부당한 간섭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입시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현재 서울대의 인문학, 어문학, 사회과학, 이공계, 의학계열, 사범대 등 어느 학과라도, 타 대학과 고교의 성적(내신, 수능 등)을 비교해 볼 때 최고가 아닌 분야가 있는가? 경제로 빗대면 철저한 독점구조인 것이다. 이런 서울대에 정부가 간섭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건강한 공교육의 발전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사기업도 아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대가 독점하는 구조라면 국가가 관여하는 것이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다.

서울대는 이렇게 반론을 제기할 지 모르겠다. “서울대의 우월적 지위는 우수한 학생들이 서울대에 몰려든 결과일 뿐이다. 우수한 학생들이 서울대에 몰려온 것까지 서울대가 책임질 수는 없는 일 아닌가?”

맞는 말이다. 이 학생들에 대해 서울대는 책임질 수 없다. 그것은 서열화되어 있는 학벌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이지 서울대의 책임이 아니다. 그러나 학벌구조의 최고 정점에 있는 서울대이기 때문에 오히려 입시와 관련된 공교육의 정상화에 서울대는 더 큰 사회적 책임이 있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 절대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서울대 입시안이 어떠하냐가 교육부의 입시정책보다 오히려 우위의 권력을 쥐고 있다. 때문에 서울대는 우리나라의 초중고의 공교육을 어떻게 하면 정상화시킬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 입시안을 만드는 데 이 절대권력을 사용해야 한다. 서울대가 내신을 강조하면 학생들은 학교시험에 더 열중할 것이고, 수능을 강조하면, 학생들은 수능에 더 열중할 것이며, 논술을 강조하면 논술에 매진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대의 자율성에도 한계가 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은 승리에 대한 집착을 ‘배가 고프다’는 말로 표현한 적이 있다. 그는 월드컵 4강을 이루는데, 기득권을 갖고 있는 선수만 갖고 한 것이 아니다. 잠재력 있는 선수를 학연, 지연, 혈연을 떠나 선발하여 신화를 이루었다. 서울대는 이러한 점을 배워야 한다. 독점적 선발권력에서 탈피하여 공교육을 정상화시키고 전국에 산재되어 있는 때묻지 않고 잠재력있는 학생들을 선발하여 우리 사회의 진정한 일꾼을 양성하는 데에 대학의 자율성을 발휘하기 바란다.

교육 시민단체들은 ‘본고사 부활 저지 살인적 입시경쟁 철폐 교육시민단체 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 7월11일에는 서울대에 서울대 입시 논란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없애고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방송이나 여타 다른 가능한 형태로든 공개토론을 제안한 바 있다. 서울대가 아직도 2008 입시안에 확신이 있다면, 국민들의 이해 부족을 탓하기 전에 공대위의 이러한 토론 제안에 즉시 응하기 바란다.

권재호/덕수정산고 교사·함께하는교육 시민모임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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