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11.04 19:43
수정 : 2011.11.04 19:43
11월1일치 칼럼 ‘박원순과 교통방송’ 을 읽고
이준호 서울시 교통방송본부장
먼저 2008년 4월부터 1년 반 이상 <교통방송> 프로그램에 시사평론가로 고정출연했던 김용민씨의 칼럼 내용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몇가지 ‘사실’을 전제하겠습니다. 교통방송은 서울시 산하 사업소지만 오세훈 시장 재임시절인 2008년 책임운영기관으로 지정되면서 서울시의 모든 회의의 참석 대상에서 열외되었습니다. 물론 시장께 따로 보고하거나 지시받는 일도 없습니다. 공영방송의 안정적 재원 확보를 위해 시 직할조직으로 남아 있지만 방송편성의 독립성 보장을 위한 조치로 이해합니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의회 다수당은 민주당이 되었습니다. 그 뒤, 무상급식 논란을 포함해서 교통방송이 오세훈 시장 집행부에 편향된 방송을 한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교통방송은 정치적 논쟁이 되는 소재를 놓고 정치인들이 출연하거나 대담방송을 진행하지 않습니다.(이는 분명히 지켜지는 내부 지침입니다.)
교통방송의 정체성은 공익방송, 장르는 생활정보 중심 교양 프로그램, 청취권은 서울과 수도권입니다. 교통방송은 주인인 서울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생활정보방송을 지향한다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아울러 150명 제작진은 방송의 지나친 정파성과 오락성이 비판받는 현실에서 공익프로그램을 제작한다는 자부심도 갖고 있습니다.
김용민씨가 사례로 든 것은 2008년 11월14일 17시 뉴스였습니다. 내용은 이렇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종로타워 앞에서 시작하는 도로 물청소 작업 현장을 방문한다. 이는 2년 동안 확대해 온 도로 물청소의 규모가 200만㎞를 달성한 것과 관련해 운전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한 것이다. 서울시는 도로 물청소로 오염물질인 화학적 산소요구량의 농도를 감소시키는 등 도로상 먼지를 24% 제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17시 뉴스는 서울에 관한 뉴스만 모아서 보도하는 시간입니다. 당연히 취급할 뉴스였습니다. 이를 김용민씨는 ‘땡전뉴스’에 비유했습니다. 당황스럽습니다.
김용민씨는 또 ‘직원’의 말이라면서 “교통방송은 서울시정 홍보 횟수 및 내용을 성과로 따진다”라고 했습니다. 교통방송은 2009년도 방송통신위원회가 실시한 ‘전국방송평가’에서 153개 전국 지상파 방송사업자 가운데 1위를 했고 2010년도에는 2위로 평가받았습니다. 서울시가 (주)한국정책평가연구원에 의뢰한 책임운영기관 평가에서는 2009년 89.72, 2010년 88.12라는 좋은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들 평가 기준 어디에도 시정 홍보 횟수를 성과로 가산한 항목은 없었습니다.
김용민씨는 “직원들이 5년마다 재임용 절차를 거치는 계약직 신분이고 4번을 무사통과해야 공무원 연금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시장의 성향과 욕심에 따라야 하는 시스템”이라고 했습니다. 너무나 자의적인 기준과 판단으로 교통방송 직원들의 명예를 많이 훼손하고 있습니다. 1년 반의 출연기간 동안 교통방송 직원들의 바람이 공무원 연금이 아니라 ‘독립법인’화라는 사실을 확인하지 못하셨는지요?
교통방송은 서울시민의 방송입니다. 시민들이 선택한 시장의 정책과 사업을 충실히 전달하는 것 또한 공익방송으로서의 역할입니다. 어떤 사안이든 다른 의견과 시각이 있겠지요. 그러나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소수 의견을 전체 의견인 것처럼 인용해 공표하기 전에 그로 인해 입게 될 조직과 조직원의 자존심과 명예에 주는 상처가 너무 크다는 점도 헤아렸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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