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환경미화원은 임금도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하는가? / 주진위

주진위 서울시청노동조합 위원장

환경미화원 월급이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27일 서울시구청장협의회에서 구청장들이 “최근 대법원이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킨 판결에 따라 환경미화원 임금 상승요인이 발생했다”며 서울시에 지원을 요청한 데서 논란이 시작됐다. 문제는 이 자리에서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이 “서대문의 경우 환경미화원 연봉이 6500만원 정도 되는데, 이는 구청장 연봉 수준”이라고 말하고, 구청 팀장이 “내가 25년 근무했는데 내 연봉과 비슷하다”고 발언한 게 사실 확인 없이 언론에 기사화된 데 있다.

　실제로 환경미화원 연봉이 구청장 수준일까?

　서울시에서 일하는 20호봉 환경미화원의 월급은 초과근무수당을 제외하고 약 360만원 수준이다. 이 월급에는 기본급과 상여금, 각종 수당이 포함되어 있다. 여기에 업무특성상 대부분의 환경미화원들은 법정근로시간만 근무할 수가 없다. 대체적으로 월평균 4일의 휴일근로와 시간외 근로, 야간근로를 하게 되는데 개인별 편차가 있을 수 있으나 약 60만원에서 100만원의 초과근무수당이 발생한다. 이 금액을 합쳤을 때 월급이 420만원에서 그보다 조금 상회하는 정도 되는 것이다.

　그러나 구청장의 임금은 이보다 훨씬 많다. 기본급과 직급보조비, 직책급 경비를 포함한 구청장의 연봉은 약 9400만원 정도 된다. 월급으로는 780만원 정도다. 서대문구청장은 명백히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연봉 6500만원이라는 근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 이는 구청 예산서상 책정되어 있는 금액으로, 집행 여부와 상관없이 직접비와 간접비를 모두 합한 금액을 단순히 근로자 수로 나눈 것이다. 그러나 이 구청 예산에 책정된 금액에는 인건비뿐만 아니라 피복비와 청소장비 구입비, 단체 보험료, 퇴직금, 각종 부담금까지 포함되어 있다. 실제로 환경미화원이 받는 금액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런데도 서대문구청장은 마치 환경미화원이 6500만원의 연봉을 받는 것처럼 억지를 부리고 있다.

　만약 구청장의 논리대로 환경미화원이 일할 때 쓰는 장비와 옷마저 연봉에 포함시켜야 한다면, 구청장이 사용하는 관용차와 유지비, 기사 월급 등도 모두 구청장 연봉에 포함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다들 아시겠지만 환경미화원은 휴일이나 밤낮없이 일해야 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고, 각종 쓰레기와 오물을 뒤집어쓰면서 그야말로 최악의 근무조건에서 일하고 있다. 툭하면 다치기 십상이라 근로재해 발생률 또한 높다. 구청장이 말한 만큼 받지도 못하지만, 설사 조금 높은 임금을 받고 있더라도 힘든 일, 꺼려지는 일을 하는 것인데 그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가? 환경미화원은 임금도 쓰레기 취급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지금의 현실과 이를 바라보는 관계 공무원들의 시각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