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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10.05 19:32 수정 : 2011.10.05 19:32

이대로 한말글문화협회 대표
광화문 현판을 새로 달기 전에
나라 얼굴에 짝퉁을 단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8월15일 광복절에 광화문 현판을 원형복원한다면서 고종 때 훈련대장 임태영이 ‘門化光’이라 쓴 한자현판 사진을 일본에서 구해 와서 디지털 복제한 뒤 ‘쌍구모본’ 방식으로 그려서 달았다. 그러나 세 달도 안 되어 그 현판이 금이 가서 새로 만들어 달기로 했다. 그리고 올해 초 새로 취임한 최광식 문화재청장은 새 현판을 한글로 할 것인지 한자로 할 것인지와 어떤 글씨체로 할 것인지에 대해서 공청회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공청회는 안 하고 9월에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승진했다.

쌍구모본 방식이란 “글씨를 그대로 베낄 때 그 획과 자형의 윤곽을 가는 선으로 그린 뒤 그 공간을 색칠하는 방식”이라고 한다. 아무리 속이 잘 보이는 투명 종이로 본을 뜬다고 해도 정확하게는 안 되며 또 그걸 색칠한 글씨엔 아무런 혼이 들어가지도 않은 것이어서 죽은 글씨이고, 문화재로서나 예술품으로 가치도 없는 모조품이다. 한마디로 정부는 짝퉁을 달고 ‘디지털 복제 쌍구모본 식’이라는 어려운 말로 원형복원인 것처럼 국민을 속인 것이다. 더욱이 140년 전 그 현판을 단 뒤 나라가 망했다. 그러니 하늘이 쩍 금 가게 한 것이다.

국어사전에 ‘문화재’란 낱말의 뜻풀이를 보면 “문화 활동에 의하여 창조된 가치가 뛰어난 사물”이라고 적혀 있다. 저런 엉터리 방식으로 만든 현판이 “창조된 가치가 뛰어난” 문화재일 수 없다. 저런 식으로 만들어 달게 한 문화재위원과 문화재청장이 문화재에 대해서 모르거나, 아니면 진짜 문화재 가치가 있는 한글현판을 떼 내려는 술수로 국민을 속인 것이다. 또 문화재는 나라나 겨레의 자랑거리여야지 부끄러운 것이어서는 안 된다. 지난 40여년 동안 걸렸던 한글현판은 자랑스럽지만, 지금의 저 한자현판은 부끄러운 것이다.

더욱이 10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금강송으로 정성을 들여서 만든다고 했는데 세 달도 안 되어 금이 갔으며 금강송이 아니란 말도 있다. 그 현판을 다는 데 2억원이 들었다니 나랏돈을 헛되게 쓰면서 국민들 마음에 상처를 준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새로 만들어 달기 전에 나라 얼굴에 짝퉁을 달고 그 꼴을 보여준 문화재위원과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 책임자들에게 아무런 문책도 안 하고 반성도 안 한다. 얼마 전에 금이 간 곳을 땜질하고 그대로 걸어놓고 있다.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한 일이다.

저것은 역사 조작이고 국민을 속이는 일이다. 광화문 현판 제작에 원형복원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면 지난 40여년 동안 걸렸던 한글현판을 다시 달아야 한다. 만약에 새로운 문화 창조가 제1 제작원칙이라면 세종대왕 때의 훈민정음 자모나 글씨체로 집자하든가 아니면 그 글씨체로 이름난 서예가가 써서 다는 것이 가장 좋은 해결책이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자금성 안의 현판은 모두 만주글자와 한자가 함께 쓰여 있다. 그러나 자금성으로 들어가는 천안문에는 현판이 없이 오늘날 중국의 휘장이 걸려 있고 그 문 옆에 오늘날 쓰는 글자인 간체자로 그들의 국가 구호가 적혀 있다. 그리고 그 자금성과 천안문 광장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오늘날 국가의 자존심과 소망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한글현판을 달아 광화문 안에서 세종대왕이 세계 으뜸 글자를 만들고 훌륭한 업적을 남긴 역사를 알리고, 세종 정신과 한글로 세계 문화강국이 되겠다는 오늘날 국민 소망을 담아 후손과 외국인에게도 자랑하고 관광자원으로 만들자. 565돌 한글날을 맞이해 이 길이 가장 좋은 길이고 해결책임을 정부에 알려주고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협조를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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