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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8.31 19:24 수정 : 2011.08.31 19:24

현성수 인천시 동구 송림동

기독교는 ‘복음’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종교들이 신에게 다가가기 위한 것이라면 기독교는 신이 직접 인간에게로 온 ‘복음’이라고 배웠고. 하지만 지금의 기독교는 ‘사이비 종교’로 보인다. 물론 내가 하는 말이 내가 믿는 하나님을 모독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며 한국 교회 전체를 비판하는 것 또한 아니다.

전광훈 목사는 종북좌파들과 반기독교 세력들에 의해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극우적 성격을 강화한 새로운 기독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다. 종북좌파들과 반기독교 세력들에 의해 나라가 위기에 빠졌다? 남한에 간첩들이나 종북좌파들이 활보할 수도 있다. 이런 간첩이나 종북좌파들은 국가 안위에 큰 위협이 되기 때문에 정부의 처결이 필요하다. 하지만 지난 역사를 돌이켜보면 독재정권에서 이를 명분 삼아 민주지사들을 억압한 전례가 무척이나 많다. 조봉암의 진보당 사건이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수감생활이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어느 정도의 민주주의가 이룩된 지금도 민간인 사찰 문제가 불거지고 정권과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탄압받는 사람들도 많다. 전 목사의 발언은 종북좌파 척결을 이유로 자신들의 지지세력을 굳건히 하고 정치적 이념이 반대되는 사람들을 제거하겠다는 말로밖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교회국민운동본부는 △종북좌파들의 국가 부정과 적화통일 △불교 자연공원법 △수쿠크법과 이슬람의 비정상적 포교 등 10개 주제를 놓고 포럼을 열 것이라고 했다. 종북좌파들의 국가 부정과 적화통일이라. 이념 전쟁은 냉전 종결로 민주주의의 완전한 승리였다. 공산주의의 폐단은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을뿐더러 주체사상의 성격 역시 마찬가지다. 국가 부정은 또 무엇인가? 얼마 전 <교육방송> 수능 강사가 한국 근현대사를 강의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칭호가 아닌 ‘남한’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도마에 오른 적이 있다. 혹 이 때문에 국가 부정이라는 해괴망측한 말을 사용하는 것일까? 통일의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남한’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이 국가 부정이란 말인가?

교회국민운동본부는 포럼 취지에서 “민족의 희망이었던 교회가 1년에 20만명이 줄어들고 있으며 … 기독교를 개독교라 하고, 목사를 먹사라고 한다. 이제 한국 교회는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교인 수가 줄어드는 이유는 한국 기독교가 더는 민족의 희망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족의 희망이었던 때는 한국 교회가 권력과 돈에 물들지 않은 순수했을 적 이야기다. 중세 가톨릭 교회들이 돈을 벌고자 면죄부를 팔았던 것처럼 한국 교회는 표를 얻고자 자신들의 그릇된 생각을 팔고 있다. 한국 교회는 지금 사이비 교단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 개혁과 쇄신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개독교’가 된 이유도 대중이 한국 기독교의 현 상태를 알아버렸기 때문이다. 스스로가 의롭다면 타 종교의 포교와 신흥종교들의 교세 확장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될 것이다.

전 목사는 “가장 높은 여고생 흡연율과 마약 확산 등 사회붕괴 현상이 심각해 한나라당 등 기존 정치인들에게만 맡겨둘 수 없어 교회가 나서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고 했다. 사회붕괴 현상의 책임이 정치인들에게만 있는 것일까? 약자들을 품지 않은, 의롭지 못한 자신들의 책임은 전혀 없는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 기독교의 창당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창당의 목적이 옳지 않다는 데 있다. 부패한 권력과 사회에 의해 억압받고 고통받는 약자들, 그들이 곧 예수라고는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까? 어째서 자신들의 지위와 권력을 위해 교인들을 이용하며, 나라를 위한다면서 국민 한명 한명이 곧 국가라는 생각은 하지 못하는 것일까? 병들고 눈먼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과 기독교 지도자들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야기를 마치면서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진정 예수를 알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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