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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8.19 20:56 수정 : 2011.08.19 20:56

크레인 위에서 200일 넘게 농성을 하고 계신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보면서 실업의 두려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신문에서 흔히 인용되는 실업률을 보면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유럽 선진국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은 편입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실업률은 3.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실업률 8.1%보다도 훨씬 낮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실업에 더 두려움을 느끼고 더 생활이 어렵다고 느끼는 건 가장의 수입이 가정을 지탱하는 데 절대적이기 때문입니다.

복지가 잘되어 있는 유럽의 경우 실업률은 훨씬 높지만 실업에 대한 두려움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낮습니다. 잘 갖춰진 의료시스템, 무상교육, 실업을 하게 되더라도 최대 80%까지 나오는 정부 보조금, 또 잘 갖춰진 재취업 프로그램 등을 통해 실업을 하더라도 가정을 유지할 수 있으며 또다른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사회적 안정장치가 잘 마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대학을 갓 졸업한 학생들 또한 여유롭습니다. 취업이 당장 되지 않더라도 1~2년 여행을 하면서 자신을 돌아보려는 학생도 있고, 삼삼오오 모여 자신의 아이디어로 창업을 하려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비판할지 모릅니다. “모든 것을 정부가 보장해주면 정부 보조금에 의지해 살려 할 테고 사람들은 게을러질 것이다.” 하지만 제가 지켜본 여기 사람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기 위해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벤처 창업에도 열정적입니다. 마치 매슬로의 욕구단계 이론(생리적 욕구, 안전감, 사랑과 유대감, 자아존중의 욕구 그리고 최상위의 자아실현의 욕구)처럼 더 높은 욕구를 찾아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비정규직이 늘고 있고 또 평생 고용이라는 개념이 사라진 지 오래된 지금, 그리고 복지 또한 잘 갖춰지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한 가정의 가장에게 실업은 말 그대로 절망이며 크레인 위로 올라가는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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