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29 19:28
수정 : 2011.06.29 19:28
이주란 충남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
천안시청에서 민방위 인력동원교육이라는 것을 받았다. 민방위를 제대한 지도 오래됐는데 갑자기 교육 대상이라고 연락이 와서 무슨 새로운 교육이 생겼나 하고 참석했다. 유사시에 전문자격증이 있는 민방위 대원을 특수장소에 배치하여 운영업무를 수행하도록 한다는 취지의 교육이었다.
그런데 4시간의 교육 중에 그런 본질적인 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분이었고 ‘국가발전미래교육협의회’라는 단체 소속의 강사가 나와서 정신교육을 시키는 것이 이번 소집교육의 핵심이었다. 그 정신교육을 받으면서 우리나라 보수주의자들의 대국민 인식도가 어떤 수준인지 가늠하며 실로 개탄스러웠다. 안보교육이라는 주제하에 한시간 동안 꼭 채워서 진행된 강의는 현재 우리나라를 일부 ‘종북세력’ ‘간첩’들이 ‘민란’을 획책하고 있는 아주 불안한 상태의 시국으로, 여러차례 동의를 확인(강요)하며 주입했다.
강사는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극우의 논지와 천안함 사태 때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에 대한 적개심, 효순·미선양 죽음을 계기로 국민문화로 자리잡고 광우병 소 파문으로 틀을 잡아간 촛불문화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종북세력으로 재단하는 오만함을 보여줬다. 급기야 배우 문성근씨가 주도하고 있는 ‘국민의 명령 100만 민란운동’이 실제로 민란을 일으키려는 세력이며 우리 사회를 불안에 빠뜨리려는 간첩세력이라고 주장하면서, 그의 아버지 문익환 목사의 대북활동까지 얘기하며 역설할 때는 실로 그의 우매함과 무지가 안쓰럽기까지 했다.
문제는 정부에서 왜 국가 예산을 들여 이런 교육을 시키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나는 여태 이런 교육이 있다는 것도 몰랐다. 갑자기 연락이 와서 받게 되었다. 나라의 예산으로 1인당 교육참가비 7만원씩을 주고 시청에 모아놓고 극우보수 강사를 불러서 일방적인 안보교육을 시행하는 프로그램은 언제부터 시행되었는가. 이런 교육이 오히려 국민을 편가르기 하며 피교육생 간에도 자신과 생각이 같지 않으면 종북세력이고 간첩세력이고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 불순세력이라고 적개심을 갖게 하는 아주 위험할 수도 있는 교육이라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는가. 이 교육이 진정 사회불안 조장 교육이 아니고 국가안보교육이라고 확신하는가? 정부는 아까운 국민 세금으로 국민을 편향된 일방으로 세뇌시키는 행위를 당장 중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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