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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6.15 19:34 수정 : 2011.06.15 19:34

최창우 반값등록금실현을위한학부모모임 총무

반값 등록금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 90%가 반값 등록금의 필요성을 말하고 있다. 하지만 꼭 말해야 할 사람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바로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이다.

정치인이 침묵을 하는 것도 발언할 자유와 마찬가지로 당연히 자유다. 하지만 자신이 지키겠다고 맹세하면서 전 국민 앞에 밝힌 공약이 사회적 쟁점이 되었을 때조차 침묵한다는 건 책임 회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박 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대표로서 반값 등록금을 공약했다. 그동안 박 의원은 반값 등록금 실현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 미쳐 날뛰는 등록금 인상 폭을 제한하려는 야당의 움직임을 저지하는 한나라당의 대응을 팔짱끼고 지켜보기만 했다. 노무현 정부 때 사립학교법이 개정되었으면 사학의 비리와 전횡을 막음으로써 등록금 인상 폭을 상당히 억제할 수 있었을 것이다. 박 의원은 사학법 개정을 앞장서 무산시킨 장본인이었다.

반값 등록금 열풍이 태풍으로 변해 온 누리를 뒤덮으면서 지난 대선 때 반값 등록금을 공약한 이명박 대통령의 책임에 대해서는 기사에 오르내린다. 하지만 2006년 지방선거 때 반값 등록금 공약을 한 박근혜 전 대표의 책임은 완전히 묻혀 있다. ‘신뢰의 정치’를 외치는 박근혜 의원에게 반드시 공약을 안 지킨 책임을 물어야 한다.

생존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중산층까지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은 ‘미친 등록금’ 때문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 대학생들과 중고생, 학부모와 시민들이 2주 넘게 거리로 나와서 “못살겠다”고 외치고 있지 않은가! 백년대계를 내다보는 차별 없는 교육은 먼 남의 나라 일이다. 청춘을 만끽하고 낭만을 즐기고 진리를 탐구하는 일은 사치가 된 지 오래다. 사지로 내몰린 학생들의 입에서는 분노 섞인 한숨 소리가 멈출 줄 모른다. 그럼에도 여당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 의원은 별다른 말이 없다.

학생들이 대규모로 연이어 연행되고 있다. 경찰이 학생들의 목을 조여 연행하는 장면이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보도되었다. 이것은 곧 현 권력이 서민의 목을 조르고 있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을 뜻한다. 날만 새면 ‘공정사회’ ‘친서민’을 외치는 정당과 정부가 반값 등록금 공약을 지켰다면 학생들이 학업과 노동을 멈추고 거리로 나왔을 것인가? 지난 5월 새로 당선된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반값 등록금이 필요하다고 말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선거용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혹시나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까 거의 맹탕에 가깝다. 무슨 핑계가 그리도 많은가? 여당과 정부는 기대감이 하늘을 찌르는 분노로 바뀌는 모습을 보지 못하는가, 아니면 애써 외면하는 것인가? 지금 여당의 중심에는 박 의원이 있다. 그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박 의원은 ‘원칙’을 무척이나 강조하는 정치인이다. 아주 드물게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그 ‘원칙’을 고수한다. 잘 뜯어보면 그가 고수한 것은 선거 공학적인 요소가 강하다. 세종시만 봐도 충청권의 표심을 잡는 데 목표를 두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서민 경제와 직결되거나 부정 비리와 관련된 문제는 침묵, 또 침묵, 그리고 또 침묵한다. 박 의원의 침묵은 기회주의의 다른 이름이다. 기업형 슈퍼(SSM),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4대강 사업, 전월세 대책, 반값 등록금,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비리, 민간인 사찰, 저축은행 비리, 사학 비리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지난 3년 동안 여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된 정치인이 이들 문제에 침묵하는 건 반서민적인 정책과 정권의 비리를 묵인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서민의 삶과 공명정대한 정책과 직결되는 문제에 침묵하면서 ‘서민정치’ ‘원칙과 공정’을 주장하는 박 의원의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하지 않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박 의원은 대표 시절 국민 앞에 공표한 반값 등록금 공약을 지키지 않은 것에 대해 학생들과 국민들에게 사과할 생각은 없는가? 이제라도 스스로 공약한 반값 등록금이 실시될 수 있도록 행동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일 생각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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