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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30 20:36 수정 : 2011.05.30 20:36

한국은 독도를 둘러싼 영토분쟁에서 역사적인 자료 확보와 실효적 지배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일본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독도가 있는 동해를 쓰레기장으로 취급하고 있다.

한국은 2010년 한해 동안 동해 두곳에 약 312만t, 서해 한곳에 약 136t 등 모두 447만8000t의 유기성 쓰레기를 버렸다. 국민 1인당 약 100㎏씩 바다에 버린 셈이다. 정부는 2005년 해양투기 감축계획을 제시하면서 매년 100만t씩 줄여가겠다고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고 있다. 1988년 해양투기가 시작된 이래 2010년까지 23년간 무려 1억2300만t이 넘는 폐기물을 바다에 버렸다. 이 중 1억t가량의 폐기물이 동해에 투기되었다.

2010년 바다에 버린 폐기물을 종류별로 살펴보면, 산업폐수가 전체의 26%인 117만t으로 가장 많다. 다음으로 음식폐기물 110만t(25%), 하수오니 109만t(24%), 축산분뇨 106만t(24%)의 차례다. 인분도 4만5000t이나 버렸다.

2009년의 경우 음식폐기물, 가축분뇨, 하수오니, 산업폐수의 차례였는데 2010년에는 산업폐수가 가장 많이 버려졌다. 다른 폐기물과 달리 산업폐수에는 카드뮴·납과 같은 중금속을 비롯해 유해물질이 고농도로 함유되어 있어 바다 생태계를 크게 위협한다.

한국해양연구원이 국회에 제출한 투기해역 오염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동해 ‘병’ 해역의 53%, 서해 ‘병’ 해역의 20%가 오염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는 구역으로 판명되었고, 납·카드뮴 등은 행정조처가 필요할 정도로 오염이 심각하다. 폐기물 배출 해역은 일단 오염되면 원상태로 회복되기까지 10년 이상이 소요된다고 연구원은 밝히고 있다. 싸고 손쉽게 폐기물을 처리하는 해양투기가 바다오염과 수산물오염이라는 부메랑이 되어 오랫동안 우리 식탁을 더럽히고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것이다. 해경이 해양투기를 단속하고 있지만, 대부분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처벌 수위가 매우 낮아 불법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폐기물을 바다에 많이 버리는 나라는 세계에서 한국밖에 없다. 미국은 1992년, 영국은 1999년 그리고 일본은 2007년에 해양투기를 중단했다. 세계적인 추세에 따라 한국도 해양투기를 금지하는 런던협약에 가입하여 2012년부터 하수오니와 가축분뇨의 해양투기를 중단해야 하고 2013년부터는 음식폐기물의 해양투기가 중단된다. 그러나 2013년 이후에도 산업폐수와 분뇨의 해양투기는 계속 허용되어 2010년도 기준으로 130만t이 넘는 폐기물이 계속 바다에 버려질 예정이다.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국제협약의 규제기한이 다할 때까지 투기를 계속하고, 예외조항을 악용하여 해양투기를 계속하는 행위를 하는 나라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해양국가 대한민국이다. 바다를 쓰레기장 취급하면서 어떻게 해양강국을 내세우고 2012년 여수 국제해양엑스포를 주최하여 바다를 보호하자고 주장할 수 있을까?

독도를 우리 땅이라고 하면서 동해와 서해에 수백만t의 폐기물을 버리는 행위는 일본과 중국 등 이웃 국가는 물론이고 국제사회로부터 비웃음을 사고 손가락질받을 일이다. 바다의 날인 오늘, 이 시간에도 전국에서 모두 21척의 해양투기선박이 동해와 서해를 ‘바다쓰레기장’으로 만들고 있다.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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