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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18 18:21 수정 : 2011.05.18 18:21

농촌 유학은 아직 생소하지만 교과학습과 인성교육이라는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수 있는공교육의 희망이자 대안이다

우리나라 농촌은 인구감소, 고령화 등으로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상징되는 농산물 시장 개방으로 붕괴 위기에 처해 있다. 갈수록 심해지는 도·농간 양극화 현상은 농촌만의 문제가 아닌 전 국가적 과제로 대두된 지 이미 오래다. 도·농간 격차를 해소하고 상호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농촌으로의 인구유입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농촌의 열악한 교육 환경이다. 따라서 농촌에 도시 못지않은 교육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도·농간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농촌 유학 활성화에서 그 해법을 찾았으면 한다.

농촌 유학은 아직 우리에게 생소하고, 무한경쟁의 시대를 역주행하는 듯한 매우 위험한 선택처럼 보인다. 하지만 농촌 유학의 장점과 가치를 이해한다면 농촌 유학이야말로 어려운 농촌과 과밀한 도시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농촌 유학은 폐교 위기에 놓인 농촌학교를 살리고 입시와 경쟁에 매몰된 도시학교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교육적 대안으로서 작은 학교를 지향한다. 도시에서 유학 온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자란다. 수월성 교육과 입시 사교육에 내몰린 절망적인 교육 현실의 도시학교에서 벗어나 감성과 직관을 키우고 공동체 삶의 가치를 배운다. 더불어 농촌의 아이들과 학교뿐만 아니라 마을도 활력을 되찾는다.

작은 학교는 교육적 열정과 헌신적인 교사, 자발적인 학부모, 행복한 아이들, 그리고 더없이 좋은 주변 환경을 갖추고 있어 교과 학습과 인성교육 측면에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소규모 학교이다. 체험 중심의 프로그램 학습과 학습자 위주의 수업, 무엇보다 배움과 돌봄의 하모니가 잘 어우러진 가족 같은 분위기의 학교생활은 과밀한 도시학교에서는 전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농촌 작은 학교만의 큰 장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농촌 유학을 경험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농촌 유학은 아이들의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우울지수를 감소시키며, 자아 존중감을 증가시킴과 동시에 자발성 증가, 규칙적인 식습관 등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아이들에게 마음의 고향을 만들어 준다는 결과가 나왔다.

농촌 유학의 성공사례는 가까운 일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농촌 유학은 어느 작은 마을의 생태·환경교육 단체가 주축이 되어 입시지옥에 빠져 있는 도시 아이들에게 지역농가 홈스테이를 통해 농촌의 자연과 문화를 밑거름으로 ‘다음 세대를 짊어질 생태적인 사람을 키우자’는 목표로 시작되었다. 농촌 유학이 아이들의 자연학습에서 더 나아가 폐교 위기의 작은 학교 살리기 운동으로 확대되고, 폐허가 된 농촌을 살리는 구실까지 하게 되자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고 지금은 180여개의 지자체가 지원하는 농촌 유학 붐이 조성되기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도 경기도의 한 작은 초등학교가 전교생이 26명인 폐교 위기에서 지금은 많은 학부모들이 선망하는 학교로 변신하고 그 지역공동체가 살아남으로써 공교육의 희망이자 대안으로 떠오르게 된 사례가 얼마 전 방송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전국적으로 이런 좋은 사례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농촌사회 회생은 전 국가적 목표이다. 정부는 ‘도시와 농어촌간의 교류촉진에 관한 법률’을 제정·시행하고, 민간에서는 농촌사랑운동을 활발히 전개하는 등 도·농간 격차 해소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들이 일회성·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농촌의 교육부터 다시 세우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촌 유학이 자녀의 사교육비 부담으로 허리가 휘는 도시 부모들의 자녀에겐 행복한 배움의 길을, 과밀학급 거대학교 속에서 무한경쟁으로 치닫는 도시학교에는 숨통을, 자녀 교육 때문에 농촌을 떠나고자 하는 젊은 농업인들에겐 더이상 농촌을 등지지 않아도 되는 희망의 물꼬가 되었으면 한다.

농촌 유학이야말로 도·농 상생의 진정한 성공 모델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정성균 농협구례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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