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4.29 20:08
수정 : 2011.04.29 20:08
4월23일치 왜냐면 ‘교사 2인 시험감독은 학생인권침해다’를 읽고
김은수 경북 포항고 1학년
4월23일치 ‘왜냐면’에 실린 ‘교사 2인 시험감독은 학생인권침해다’라는 글은 학생의 입장에서 볼 때 다소 지나치다는 생각이 든다. 시험을 치를 때마다 선생님들이 시험감독을 하셨지만 한 번도 감시받는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감독이 두 명이건 세 명이건 마찬가지다. 오히려 시험을 치다가 잠든 학생들을 깨워주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게 하는 모습에서 선생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묻어나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들면 들었지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는 생각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내가 사는 포항지역은 선생님 한 분에 부모님 한 분이 감독을 한다. 시험 때마다 선생님들은 부모님들께 시험감독을 부탁드리고 바쁜 부모님들은 일부러라도 시간을 내서 감독을 해주신다. 자녀를 학교에 보내놓고 궁금한 것이 많은 부모님들은 시험감독을 하면서 자녀들의 고충과 선생님들의 노고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물론 커닝을 하는 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감독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두 분의 감독이 있으면 오히려 커닝을 하려는 마음을 잠시 가졌다 하더라도 이내 떨쳐버릴 수 있다. 아예 커닝을 생각하지도 않는 대부분의 학생들은 감독이 몇 명이건 아무런 상관도 않는다.
어떤 일이건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 나 역시 학교생활이 더없이 만족스럽기만 한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공교육의 특성상 좋은 학교에 많은 학생들을 보내야 하고 전체 평가에서 좋은 성과를 내야 하다 보니 학생들의 인권이 무시되기도 하고 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도 된다. 그러나 어느 날 갑자기 대한민국의 공교육을 바꿀 수 없다면 현재의 교육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수용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불평만 하는 것은 아무런 해답도 가져올 수 없다. 현재 상황이 어떠한지 정확하게 파악한 뒤 문제점을 짚어내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강구해 봐야 한다. 사소한 것에 매여 큰 것을 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공교육도, 학생들의 인권도 자리를 잡지 못한다.
인권을 지킨다는 것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다. 학생들은 인권을 존중받기에 걸맞은 행동을 하고, 선생님은 학생을 존중하고 사랑으로 가르치면 누가 강요하지 않아도 저절로 인격적인 관계가 성립된다. 시험감독은 감독일 뿐이다. 어떤 선생님도 학생들을 범죄자로 생각하는 선생님은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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