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의 요구는
떵떵거리고 잘살기 위한 게 아니며
시민으로서, 인간으로서 살기 위한
최소한의 지원을 해달라는 것이다
박창우 서울시 동대문구 제기동
활동보조서비스 시간이 부족하여 하루 한끼로 버티는 장애인!
화장실 가는 것이 두려워 물 한잔도 못 마시는 장애인!
튜브 끼워줄 사람이 없어 방광이 터져 식물인간이 된 장애인!
보일러 켜줄 활동보조인이 없어 밤새 떨어 독감과 폐렴에 걸려 사망한 장애인!
위의 내용은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미담이 아니다. ‘행복한 복지’ 서울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정치 색깔이 다르다는 이유로, 장애인계가 가장 절박하게 요구하는 중증장애인의 생존에 직결된 핵심 생존권 예산인 ‘중증장애인의 활동보조서비스’ 예산마저 발목 잡고 있다. 더욱이 오 시장은 복지는 한번 시작하면 계속적으로 재원이 투입돼야 하므로 신중하게 해야 한다고 말하거나 이번 4월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몇십억원을 들여서 노래자랑 등 전시성·일회성 행사를 계획하는 등 여전히 장애인을 시민이 아닌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시청 별관 앞, 8일부터 이어온 108배를 하기 위해 초췌한 모습의 이상호 서울시의원이 나타났다. 중증장애인인 이상호 시의원의 1배, 1배는 고통이고, 그 고통은 옆에서 지켜보는 장애인 당사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죽지도 않은 4대강을 살리겠다며 퍼붓는 돈의 1000분의 1도 안 되는 돈을 얻기 위해 시민의 대표가 108번이나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장애인도 사람이며 이 나라의 국민이며 서울특별시의 시민이다. 장애인들의 요구는 남들보다 떵떵거리고 잘살기 위한 얼토당토않은 요구가 아니며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인간으로서 살기 위한 최소한의 지원을 요구하는 것이다. 장애인은 국가로부터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지원을 받을 권리조차 없다는 말인가?
서울시와 오세훈 시장은 더이상 장애인들을 우롱하지 말아야 한다. 장애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회피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중중장애인의 생명줄과도 같은 자립생활을 위한 관련 예산을 즉각 집행하기 바란다. 추신: 이상호 시의원은 13일부터 단식투쟁에 들어갔다. 예산이 집행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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