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3.08 20:27
수정 : 2011.03.08 20:27
김시열 서울시 은평구 수색동
아침마다 수색에서 경의선을 타고 북한이 ‘조준 격파’하겠다는 임진각이 있는 파주시로 출근한다. 농사일도 배울 겸 파주에 있는 영농 법인에서 일한 지 7개월째다.
지난해 11월 연평도 사건 때, 출입증을 발급받아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농사를 짓던 이곳 파평면 금파리 농민들은 비상이 풀릴 때까지 꼼짝없이 발이 묶여 텔레비전을 지켜보는 것으로 농사일을 대신해야만 했다. 파주시 최대 잔치인 장단콩축제 마지막 날에는 어떤 포병부대에서 북쪽으로 쏜 오발포격으로 부랴부랴 일찍 문을 닫은 적도 있었다. 올해도 심상치 않다.
파주가 얼어붙은 계기는 삐라다. 남쪽의 대북단체들이 파주 임진각에서 삐라를 뿌린 데 대해 북한은 “남쪽의 대북 심리전 행위가 계속된다면 임진각을 비롯한 심리모략 행위의 발원지를 조준 격파 사격하겠다”는 통지문을 보냈다. 삐라에 무슨 내용이 담겼는지 모를 일이지만, 자칫 40만 파주 시민들의 평안과 삶터가 절단 나게 생겼다. 만약 서울 강남에서 삐라를 뿌려 북한이 ‘강남’을 조준 격파하겠다면? 강남 사람들은 뭐라고 했을까.
파주시는 필요 이상 북한을 자극하는 떠들썩한 삐라 뿌리기를 단속해야 한다. 파주시는 이미 지난해 “전쟁과 죽음의 땅이 평화와 생명의 땅으로 바뀐 역사의 현장”이라며 평화시민 헌장을 제정 공표하고 파주가 평화도시임을 밝힌 바 있다. 파주시가 분별 없는 삐라꾼들을 막아 임진각에 평화를 되찾고 시민들의 불안을 씻어줘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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