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2.01 17:27 수정 : 2011.02.01 17:27

이휘영 서울 경복고 2학년

소설가 박완서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나는 그분의 글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흙을 밟고, 꽃을 심는 그런 삶이 진정한 삶이라고 그분은 늘 속삭이셨다. 일상에서의 사소한 감동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이 힘들다는 것에 마음 아파하셨고, 정직한 사람이 언제나 승리하는 것은 아니지만, 세상은 그들의 온기로 따뜻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셨다.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기사를 읽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다. 청소년들이 목숨을 걸고 몰두하는 대학입학 논술에서 문학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논술을 시작한 초기에는 문학이나 철학 작품을 주고 창의적 서술을 유도하는 문제가 출제됐다고 들었다.

요즘에는 완전히 경우의 수, 논리 추론, 유사점과 차이점 같은 것을 묻는 문제들로 통일됐다. 최근 프랑스의 대입 논술시험인 바칼로레아 시험에서 ‘사랑은 의무를 수반하는가?’ ‘예술은 아름다워야 하는가?’ 같은 문제가 출제된 것과 대조적이다.

분명한 사실은 우리나라의 대입 논술이 한창 생각을 키우는 세대들에게 근본적 질문과 성찰을 앗아간다는 것이다. 고전 문학 명작들을 읽으며 가슴 울리는 감동과 공감을 얻고 싶은, 또 조금씩 그렇게 항상 하고 있는 나에게, 그건 고3이 될 사람으로서 부리는 사치라고 하는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말이 너무나 무섭고 안타깝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