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1.07 20:32
수정 : 2011.01.07 20:32
1일치 왜냐면 “농협에서도 바나나를 팔라” 에 대한 반론
새해 첫날 ‘왜냐면’에서 정봉례씨는 쇼핑의 편리함을 위해 바나나 같은 대중적인 과일은 수입농산물이라 할지라도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연 하나로마트에서 수입농산물을 취급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라는 의문이 든다.
먼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수입농산물을 하나로마트에서만 구입할 수 없다는 것은 글로벌 시대에 걸맞지 않으므로 대승적으로 생각해서 대처해야 한다는 말은 위험하다. 하나로마트에서 수입농산물을 판매해야만 글로벌, 세계화 시대에 부응하는 것일까. 그럼 하나로마트는 다른 기업형슈퍼마켓과 별반 차이가 없는 마트에 지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에 의한 무역자유화는 이미 우리 농산물 시장을 초토화시켰다. 2009년 몇몇 하나로마트에서 수입농산물을 판매해 따가운 시선과 언론의 질타가 있었다.
하나로마트 매출이 올라야 농민에게도 득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충격적이다. 농협은 농업인들이 출자하여 설립되었고 농업인의 지위 향상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 목적이다. 하나로마트는 농업인 조합원에게 농축산물의 판로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도 유통단계를 줄여 농업인에게는 충분한 가격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는 값이 저렴하면서도 품질이 우수한 농축산물을 공급하기 위해 존재하고 있다. 물론 농협이 수익을 많이 내면 그만큼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많겠지만 수익을 위해 수입농산물을 판매한다는 건 농협의 공익 목적을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다.
과일을 커피, 설탕, 밀가루 등과 비교해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하는 것도 옳지 않다. 커피, 설탕, 밀가루와 같은 2차 가공품들과 농산물을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하나로마트는 경제용어에서 카테고리 킬러에 속한다. 상품 분야별 전문 매장으로 그 상품만큼은 타 업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풍부한 상품 구색을 갖추고 저가격으로 판매하는 전문 업태다. ‘농협’이라는 브랜드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는 신토불이 농산물을 믿고 구매한다. 고객들도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수입농산물이 없는 하나로마트를 믿고 선호하는 추세다. “바나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하나로마트에 수입과일의 길을 열어주면 이는 걷잡을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
김호준 광주광역시 북구 중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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