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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30 20:38 수정 : 2010.11.30 20:38

지난 26일 임진각에서는 ‘연평도 북한 무력도발 규탄대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이인재 파주시장이 한 발언을 언론(<연합뉴스> 11월26일치)을 통해 접하면서 통탄의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이 시장은 이 자리에서 6·25 전쟁영웅 백선엽 장군 동상 건립을 진보정당과 시민단체에서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 “백선엽 장군 동상을 만들자고 했더니 ‘보수꼴통’이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자주포를 쏘는 북한만이 우리의 적이 아니라 내부에도 적이 있으며 파주는 더 이상 친북좌파가 준동하는 장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파주시는 시책 예산 2억원을 들여 연내에 문산 임진각에 친일인사 백선엽의 선양비를 건립하는 사업을 추진중이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 광복회 등 파주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신당·민노당 국민참여당 등은 ‘친일인사 백선엽 동상건립 반대 파주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여 지난 23일 파주시청에서 동상 건립 반대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연평도 북한 무력도발 규탄대회’에서 이인재 시장이 한 발언은 이 대책위에 참여한 정당과 시민단체를 연평도를 공격한 북한과 동급으로 치부한 것이다. ‘내부의 적’으로 단정 짓는 것도 모자라 ‘친북 좌파’라 칭한 것이니 황당하기 그지없다. 이인재 시장의 말대로라면 일제 강점기 때 자신과 가족의 삶을 희생하며 일제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던 파주시 ‘광복회’ 회원인 40여명의 연로한 독립운동가들이 ‘내부의 적’이며, ‘친북좌파’라는 말인가? 이분들은 오로지 백선엽의 여러 경력 중 ‘독립운동가를 때려잡는 간도토벌대 중위 출신’이라는 경력 때문에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것이다. 이는 대책위에 속한 모든 정당, 시민단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인재 시장은 대책위 및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시민의 의견을 무조건 ‘국가관도 없는 소수의 망동’으로 폄훼했다. 본인은 정작 백선엽의 친일 경력에 대해 ‘저는 친일파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하며 동상 건립 반대의 핵심인 친일 경력에 대해서는 애써 눈감아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대책위를 비롯한 파주시민들이 동상 건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백선엽의 친일 경력 때문이다. 그런데 이인재 시장이 이런 백선엽의 친일 경력은 덮어두고, 6·25 때의 참전 경력만으로 선양비를 세우려는 발상은 도대체 어떤 국가관에 기초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다. 이인재 시장은 군 원로들조차 백선엽의 친일 경력이 ‘광복군을 정신적 뿌리로 하는 국군의 건국 이념을 훼손한다’고 말하고 있는 사실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이인재 시장이 계속 백선엽의 친일 경력을 외면한 채 파주시 임진각에 친일인사의 선양비를 세운다면 이는 민주당 소속의 이인재 시장은 물론 그런 파주시장을 선택한 파주시민에게도 씻을 수 없는 오욕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또한 우리의 후손들이 겪을 역사관과 국가관에 대한 혼란은 어떻게 책임지려고 하는 것인가.

박은주 진보신당 파주시당원협의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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