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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26 21:09 수정 : 2010.11.26 21:09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후도 안정되게 하고,
시민도 건강하게 하는 방법을
채식 밥상에서 시작해보자

다음주 월요일인 11월29일부터 멕시코 캉쿤에서는 제16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UNFCCC-COP16 & CMP6)가 2주간 열린다.

이번 회의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과 재원 마련, 기술 이전 등의 안건들이 협상테이블에 오를 예정인데, 회의를 시작하기 전부터 결과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구는 하루가 다르게 뜨거워지고 있고 기후변화 난민과 심각한 재난들로 사상자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는데, UNFCCC의 협상테이블은 아직도 불을 붙이지 못하고 성냥만 낭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세계는 국경을 초월하여 다국적 자본에 의해 시장이 통합되고 있으며 기후 문제에 개입하는 자본의 영향 역시 이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오늘날의 기후변화는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를 부추기는데, 지구온도가 상승할수록 가장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더욱 큰 고통을 겪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기후 문제에 대한 결정권은 자본시장구조의 이해관계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각국 정부협상단이 쥐고 있다.

작년 코펜하겐협약의 실패와 시작도 하기 전에 비관적 결론을 확신하게 하는 캉쿤협약도 수직적인 의사결정구조의 모순에서 비롯된다. 피해 당사자들 혹은 그들의 피해를 대변해줄 수 있는 시민사회단체는 최종적 의사결정권이 없이 단지 옵서버의 역할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시장논리와 자국의 이익을 대변할 수밖에 없는 정부협상단만이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토머스 프리드먼이 이야기했듯이 뜨겁고 평평하고 붐비는(Hot, Flat, and Crowed) 지구는 요즘 TGIF(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로 통합되고 있다. 소셜 네트워킹(Social Networking)의 시대에는 좀더 많은 사람들과의 소통능력과 접근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힘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이 시대는 수직적인 정책결정에 의해 통합되기 어려우며, 수평적이고 분산적이면서 동시다발적인 관계의 소통구조 안에서 여론을 형성하고, 트렌드(trend)되는 경향이 있다.

작년 코펜하겐협약은 실패했지만, 토론회에서 비틀스의 전 멤버였던 폴 매카트니에 의해 제안된 ‘고기 없는 월요일’(Meat Free Monday) 운동은 소셜 네트워킹을 통하여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벨기에의 헨트시가 ‘채식하는 목요일’을 채택한 이후, 세계 주요 언론보도를 통하여 뉴스를 접한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 운동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독일의 브레멘시, 브라질의 상파울루시,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시는 헨트시의 사례를 모델링하여 지자체 단위의 생태도시 모형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먹을거리 정책, 특히 시의회 차원에서 주 1회 채식식단제를 도입했다. 하버드를 비롯하여, 컬럼비아대, 캘리포니아대 등 명문대 학생들이 이 운동에 동참했다. 대만에서는 주 1회 급식운동이 불처럼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도 50여개의 시민사회단체 및 기업이 이 운동을 지지하고 동참중이다. 서울대 내에 채식식당이 생겼고 세종대의 경우에는 주 1회 채식식단이 도입되었다.

채식식단은 다국적 공장식 축산, 패스트푸드 문화가 만들어낸 산림벌채와 생태계 파괴, 제3세계 국가의 식량 부족, 기아 문제, 물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자, 육식으로 기인한 성인병, 알레르기, 전염병 등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미래를 보장해주는 건강 솔루션이다. 또한 2009년 월드워치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축산업은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도가 51% 이상으로 교통수단을 전부 합한 값보다 훨씬 높다. 네덜란드 환경평가국의 2009년 보고서에서는 완전 채식 식단의 도입은 2050년까지 유럽연합 장기기후완화 목표의 80%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 대안이라고 제시하고 있다.

이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후도 안정되게 하고, 시민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정부 간 협상테이블(Negotiation table) 대신 밥상(Cook table)에서 시작해보자. 기후변화 시대,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그렇게 멀리 있지 않음을 기억하자.

이현주 한국고기없는월요일 대표·한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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