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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19 21:06 수정 : 2010.11.19 21:12

생산유발 효과를 부풀리지 말자
발표하는 기관마다 결과가 달라
신빙성이 거의 없을 뿐 아니라
대중들 삶과 동떨어진 지표다

“최종수요에 의한 각 산업의 생산파급 과정에서 나타나는 총산출액의 수준을 말하며 생산유발계수에 최종수요를 곱함으로써 구할 수 있다.”

이 전문적이고 어려운 말은 생산유발효과의 정의다. 쉽게 풀이하면 어떠한 행사나 개발사업을 통하여 발생하는 수입 등의 직접적인 효과와 국가 및 지역의 홍보효과, 이미지 제고 등의 간접적인 효과를 돈으로 환산한 금액을 말한다. 그런데 생산유발효과가 발표 기관마다 달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가의 대사인 대학수학능력시험을 1주일 연기하면서까지 개최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얼마 전 끝났다. 각국의 정상 및 국제기구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인 만큼 경호 문제, 의전 등 행사 준비로 온 나라가 한바탕 난리를 쳤다. 이번 서울 정상회의에는 20개국의 정상과 국제기구 대표 7명, 그리고 5개 초청국가 정상까지 33명의 귀빈들이 참석하였다. 2005년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후 가장 많은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인 셈이다.

이런 대형 국제적인 행사를 치르면 꼭 생산유발효과를 내세운다. 그런데 이런 숫자들이 신뢰를 잃어 가슴에 와 닿지가 않는다. 이번 G20도 마찬가지다. 추정하는 기관에 따라 다 제각각이다. 최소 24조원에서 최대 450조원으로 18배 이상이나 차이가 난다. 말 그대로 엿장수 마음대로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틀간 개최되는 G20 정상회의가 한달간 진행되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그리고 6개월간 개최되는 엑스포보다 높게 나오니 선뜻 이해를 할 수 없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은 31조원, 2010년 남아공월드컵은 4조원, 그리고 지난 10월31일 끝난 2010 상하이엑스포는 110조원으로 언론에 보도되었다.


한 경제학자는 “단 이틀간의 회의로 우리나라 1년 예산보다 50%나 더 큰 경제적 효과가 난다는 연구보고서는 ‘황당함’을 넘어서 ‘뻥튀기’의 극치”라며 “그렇다면 매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국제회의가 열리는 뉴욕 덕분에 미국 경제는 영원히 불황이 없어야 한다”고 비꼬기도 했다.

2005년 부산에서 열린 아펙 정상회의의 경제적 유발효과는 7000억원으로 평가되었는데, 그 이후 부산의 위상이, 시격(市格)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물론 부산이라는 브랜드가 행사 전보다는 세계적으로 많이 알려졌을 것이고, 당시 호텔업계, 회의산업(MICE) 업계 등 특정 업계는 호황을 누렸지만 일반 시민들의 삶에는 변화가 없다.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누리마루가 새로 세워졌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지금 한창 논란 속에 진행되는 4대강 살리기의 생산유발효과는 40조원이라고 한다.

지자체에서 각종 행사나 개발사업을 할 때도 어김없이 생산유발효과가 등장한다. 특히 도로, 교량 등을 건설할 때는 생산유발효과를 부풀려 놓고, 건설 후 차량통행량이 추정했던 것보다 적게 나오면 건설사의 적자 폭을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해 준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노릇이다.

이제라도 검증되지 않은, 각종 공허한 유발효과를 남발하지 말자. 발표하는 기관마다 달라 신빙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삶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지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필요하다면 기관 공통적으로 객관적인 동일한 기준을 설정하여 국민들을 이해시켜야 할 것이다. 무조건 ‘경제유발효과가 이렇게 엄청나니 꼭 해야 한다’는 식의 반강제적이고 일방통행식의 발표는 하지 말자. 이런 일에도 생산자(국가 또는 지자체)와 소비자(국민/시민) 간의 쌍방향 소통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이 생산유발효과는 자신들의 치적으로 삼고자 과대포장한 숫자놀음에 불과할 뿐이다.

김휘관 부산 해운대구 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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