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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0.20 10:16 수정 : 2010.10.20 10:16

부식인 채소류가 아닌
쌀이 부족하면 어떻게 될까
식량안보가 국가안보라는 걸
간과하면 MB는 큰코다친다

내가 사는 곳은 강원도 평창 해발 700m 고랭지 채소 주산단지다. 봄부터 비교적 안정된 작목이라는 감자가 냉해를 입었고 가뭄과 무더위로 알을 불리지 못했다. 잦은 비와 폭염에 배추도 없지만 덩달아서 무, 양배추, 양상추도 품귀현상이었다. 그런 현실에서 채소 값이 아무리 금값이라 해도 환금작물이 없는 고랭지 농사꾼들은 휜 허리만큼이나 농사 의욕을 상실하고 허탈해한다. 금년 여름은 소비자들도 장바구니 물가에 시장 보기가 겁이 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다가오는 김장철에는 또다시 채소류 가격이 급등할 것으로 여겨진다.

농산물이란 조금만 넘쳐도 가격이 폭락하지만 또 조금만 부족해도 가격이 폭등을 한다. 정부나 농협에서 생산자인 농민들과 꾸준한 계약재배로 물량 조절을 하고 농민들에게는 안정된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 소비자에게는 믿을 수 있는 안전한 먹을거리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 농협은 경제사업은 거의 미미하고 농민 상대 고리채 돈놀이 금융사업에만 치중한다. 정부는 농산물 수급 조절을 시장 경제에 내맡겨, 농산물이 조금만 올라도 수입으로 충당하고 저가 농산물을 만들어 물가의 희생양을 만들고 있다. 농민은 뼛심 들인 농사가 빚더미에 올라 있다. 올해와 같은 이상기후 현상으로 수입처마저 없으면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사람들은 배추시래기 하나 맛보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만약 부식인 채소류가 아닌 우리의 주식인 쌀이 부족하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로마 제국도 귀족들의 토지 독점, 소농의 몰락, 식량자급 실패로 멸망했다. 식량을 바다 건너 해외에 의존하는 분단된 한반도 남단은 약소국 중에서도 조그만 섬에 불과하다. 한국의 식량자급 25%는 3개월치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분명 국가안보가 위협받기 충분하다. 조속한 시일에 식량자급 목표치를 상향 설정하라는 것이 기후의 경고라 하겠다. 해마다 농경지가 2만3000㏊ 이상이 줄줄이 없어진다. 1만5000호 이상의 농가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농업의 중요성에는 안중에도 없는 우리의 위정자들에게 기후의 반란은 농업·농촌·농민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말하려 한다. 식량자급자족이 없는 나라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국민소득론의 권위자인 미국 경제학자 쿠즈네츠의 발언은 우리 국민들을 매우 고민하게 만든다.

선진국의 잉여농산물로 안위하며 세계화, 자유무역을 대세로 여기지만 지구촌 곳곳의 이상기후 현상으로 올해 여름 국제곡물가는 80% 이상이 급등했다. 한국 농정의 책임자들에게는 식량자급이란 그저 소귀에 경읽기인지! 수확의 계절인 이 가을 2차례나 지나간 태풍으로 일어서지 못하는 들판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엠비정권에 소리 없이 다가온 애그플레이션을 경고한다.

정설교 강원 평창군 재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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