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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6.18 21:35 수정 : 2010.06.18 21:35

하루에 인슐린 주사 4번 이상
혈당검사를 6번 이상 하는데
필수적인 주사기와 시험지에
보험 적용 안 되는 건 불합리

얼마 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뢰해서 우리나라의 만 21세 미만 소아당뇨 환자의 인구를 파악했다. 당뇨병 환자의 인구가 800만이라는 시대에 고작 4069명이었다. 소아당뇨, 정확한 용어로는 1형 당뇨이다. 성인당뇨인 2형 당뇨와는 확연한 질병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질병 코드 자체도 다르다.

1형 당뇨의 특징은 첫째, 생활 질환으로 오는 병이 아니다. 둘째, 인슐린 처방이 필수적이다.(흔히들 인슐린 의존형 당뇨병이라고도 한다) 셋째는 혈당검사를 수시로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비만이나 식생활의 문제로 만연해 있는 2형 당뇨병과는 달리 발병률이 높지 않으며, 선천적 및 희귀질환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1형 당뇨환자들은 치료 방법은 물론 관리체계의 접근 방법 자체가 달라야 한다. 1형 당뇨환자들은 하루에 인슐린 주사를 4번 이상 맞아야 하고 혈당검사를 6번 이상은 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인슐린과 혈당검사에 필요한 주사기 및 시험지가 의료품이 아닌 소모품으로 구분되어 있어,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한다. 그런데 더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 의료진이 치료를 하기 때문에 의료품으로 구분되어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1형 당뇨의 치료와 관리는 의료진이 해주는 것이 아니다. 자가 주사와 자가 관리다. 필자가 20년 전 처음으로 진단받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에도 내 팔에 직접 주사를 놓는 법과 손가락에서 피를 빼서 혈당검사를 하는 것부터 배웠다.

물론 1형 당뇨병이 순간적인 금액이 많이 드는 질병은 아니지만, 어린 시절부터 평생을 완치 없이 지내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지출은 적지 않다. 특히 주사기 및 혈당시험지는 치료에 따른 필수품임에도 불구하고, 소모품이라는 이유로 보험 적용이 되지 않기 때문에 1회용임에도 여러 번을 사용한다거나 혈당검사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파다하게 발생한다. 국가와 관련기관은 이러한 1형 당뇨 환자들의 상황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물론 국가에서 시행하는 수혜의 혜택이 한정되어 있어 좀더 심각하고 시급한 부분부터 다루어야 하기에 중증질환이나 장애인들에 대한 혜택이 많은 것에 대해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소모품이라 하여 우리에게 필요한 필수사항을 보험 적용을 해주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

더군다나 우리나라에는 21세 미만이면서 수급자 대상인 663명의 1형 당뇨환자가 있다. 수급자이기에 병원 진료는 무료로 받을 수 있지만, 소모품이기에 지원을 받지 못해 치료에 힘들어 하거나 포기하는 모습을 보면, 같은 환자로서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다.

다행히 2011년부터는 1형 당뇨 환자들에게 혈당시험지에 대해서는 일부 보험 적용을 진행하겠다는 보건복지부의 발표가 있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화된 내용은 없으며 환자들이 필요한 수량만큼 지원해 줄지는 의문이다. 관계당국은 하루빨리 1형 당뇨환자들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고려해서 혈당 시험지뿐만이 아닌 당뇨 치료에 관련된 모든 소모품의 보험 적용을 실시해주기를 간절히 피력하는 바이다.

김광훈 (사)한국소아당뇨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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