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6.15 21:52
수정 : 2010.06.15 21:52
21개국 중 17위, 59개국 중 48위
한 끼 식사 값도 안 되는 4110원
생활하기 턱없이 모자라는데
이조차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2011년에 적용될 ‘최저임금’이 이달 말에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 4월부터 시작된 논의가 오는 29일로 마무리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작년 경영계의 경우, 논의가 시작된 이래 최초로 삭감안(시급 3770원)을 주장했고, 반면 노동계는 인상안(시급 5150원)을 주장했으나 결국에는 110원 인상한 지금의 최저임금 시급 4110원으로 결정되었다. 올해 진행되는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서는 경영계는 동결을, 노동계는 시급 5180원으로 인상할 것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의 논의에서,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다른 나라와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한국의 평균임금 대비 최저임금 수준은 21개국 중 17위, 국제노동기구(ILO) 기준으로 59개국 중 48위에 머문다. 경영계에서 사례로 제시하는 10여개 나라와 비교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현재 최저임금 시급 4110원은 한 끼 식사 값도 안 되며, 오히려 햄버거 가격과 비슷하다.
그렇다고 최저임금이 잘 지켜지고 있는가? 한 토론회에서 발제한 내용을 보면 현재 시행되고 있는 법정 최저임금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고 있다 한다. 2010년 3월 기준으로 최저임금 4110원 미만을 받으며 일하는 노동자는 211만명으로 전체 노동자의 12.7%에 이른다. 특히나 20대 청년들이 손쉽게 접하는 아르바이트(단시간 노동)의 경우에는 이런 문제가 심각하다. 아르바이트 중에서도 편의점, 피시방 등의 경우에는 시급 4000원도 못 받고 일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최저임금조차 지켜지지 않는 사업장이 속출하는데, 최저임금을 올려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일을 하고 대가를 받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또 그 최소한도를 정해놓은 것이 ‘최저임금’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최저임금’을 지켜야 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 어디 물건을 빌려놓고 다시 돌려주지 않는 경우가 있는가 말이다.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방도를 찾아야 한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은, 오이시디 나라들 중 꼴찌 수준인 우리나라의 최저임금을 생활 현실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서민들의 지갑이 채워질 것이고, 그러면 소비도 늘어나면서 경제도 살아나지 않겠는가? 이것이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하는 이유이다.
김동현 울산청년실업극복센터 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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