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왜가리는 3600km 이상 멀리 필리핀 루손섬에서 월동을 하고 번식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아온다. 잘 먹고 건강하지 못하다면 번식도 어렵지만 장거리 여행으로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가는 도중에 지쳐서 죽게 된다. 이곳 백로·왜가리 서식지는 천혜의 자연 혜택을 받은 곳으로 마을 복판 5기의 송전탑만 없다면 주변에는 금당계곡, 흥정계곡, 장전계곡, 오대산을 발원지로 한 오대천의 맑은 물로 이들이 계속 번식을 하며 고향을 찾아오리라 생각된다. 이곳의 환경을 지켜 우아한 깃털을 가진 새들과 그들의 울음소리를 100년 아니라 200년 후에도 후손대대로 남겨져야 미래가 있다. 재산리를 관찰하면서 마음이 몹시 무거웠다.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조류학박사
왜냐면 |
[왜냐면] 재산리 학마을의 송전탑을 치워라 / 윤무부 |
백로·왜가리 서식지 한가운데 들어선 한국전력 송전탑 철새들의 울음이 계속돼야 후손의 미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산림이 울창하고 신선한 공기와 맑은 계곡을 자랑하는 평창군이 최근에 대표적인 철새도래지를 훼손하고 그곳에 송전철탑을 세웠다. 새들을 지키기 위해 외로운 투쟁을 하는 평창군 철새보호회장의 간곡한 부탁으로 용평면 재산리를 방문하게 됐고, 그곳의 주민들을 만나 실상을 알게 됐다.
재산리 철새도래지는 마을의 한가운데에 자리 잡아 온 동리를 두루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런 장소들은 먹이를 구하기도 용이하지만 천적을 방어하기 가장 좋은 장소이다. 백로와 왜가리가 이 마을에서 약 400년 이전부터 살고 있었다고 재산리 토박이 노인은 설명했다. 이곳의 사람들은 옛날부터 백로·왜가리가 마을을 지키고 안녕을 가져온다고 믿어왔다. 백로·왜가리가 이른 봄에 찾아 올 때면, 이를 반기며 좋아했고, 마을 성황당에서 제례를 올렸다. 농사도 잘되어 백로·왜가리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겼다. 덕분에 평창 재산리는 옛날부터 학마을로 불렸다 한다.
그런데 한국전력은 백로·왜가리 숲의 한가운데인 재산리 황새봉에 수십년이 넘는 소나무를 벌목하여 송전철탑을 세웠다. 이로 인해 백로·왜가리 다수가 송전선에 걸리고 어린 새끼들은 굶주리고 둥지에서 떨어지며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주민들이 현장으로 안내해 주변을 관찰한 결과 모두 사실로 입증됐다.
백로·왜가리는 송전선을 가장 싫어한다. 그곳에 앉지도 않으며 천적으로 생각하고 기피한다. 한데 송전선이 두 개의 방향으로 꺾어져 번식지를 옭매며 둥지지역을 분단해 놓았다. 새들이 사냥과 번식을 하고 후손을 부양하며 휴식할 수 있는 공간까지 모두 빼앗은 셈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날갯죽지가 부러져 죽은 새가 많았고 어린 새끼들의 떼죽음도 목격됐다. 강원도 내륙지방에 유일한 대규모 백로·왜가리 서식지가 파괴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백로·왜가리는 환경이 잘 보존된 저습 저류지의 대표적인 새들이다. 이 지역에는 아직까지는 환경오염이 되지 않아 검은등뻐꾸기, 파랑새, 벙어리뻐꾸기, 되지빠귀, 꾀꼬리, 천연기념물인 까막딱따구리, 휘파람새, 소쩍새, 올빼미, 후투티, 흰눈섭황금새, 큰오색딱다구리들이 하루 종일 관찰됐다. 서울 근교나 경기도 등의 산림에는 거의 수년 전부터 사라져 볼 수 없는 조류들이다.
점점 사라져가는 백로·왜가리 서식지 한가운데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마을 한복판에 철탑을 세우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앞으로 재산리는 마을복판 철탑5기 때문에 사람도 살기가 어렵지만 새들도 살기 어렵고 새들도 사람들도 점차 사라져 갈 수밖에 없다. 한국전력공사가 철탑을 세우기 위해 자연환경영향 평가를 제대로 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국전력공사는 환경영향평가의 결과를 주민들에게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는 환경의 바로미터다. 인간과 새는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생명유지의 동반자요 반려자다. 그러므로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백로·왜가리 서식지 한가운데 들어선 철탑 5기 중에서도 재산리 황새봉의 99번 송전탑은 지금 당장 제거돼야 마땅하다. 그렇지 않으면 철새도래지는 단 일 년도 넘기기 못하고 황폐화될 것이다.
백로·왜가리는 3600km 이상 멀리 필리핀 루손섬에서 월동을 하고 번식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아온다. 잘 먹고 건강하지 못하다면 번식도 어렵지만 장거리 여행으로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가는 도중에 지쳐서 죽게 된다. 이곳 백로·왜가리 서식지는 천혜의 자연 혜택을 받은 곳으로 마을 복판 5기의 송전탑만 없다면 주변에는 금당계곡, 흥정계곡, 장전계곡, 오대산을 발원지로 한 오대천의 맑은 물로 이들이 계속 번식을 하며 고향을 찾아오리라 생각된다. 이곳의 환경을 지켜 우아한 깃털을 가진 새들과 그들의 울음소리를 100년 아니라 200년 후에도 후손대대로 남겨져야 미래가 있다. 재산리를 관찰하면서 마음이 몹시 무거웠다.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조류학박사
백로·왜가리는 3600km 이상 멀리 필리핀 루손섬에서 월동을 하고 번식을 목적으로 한국을 찾아온다. 잘 먹고 건강하지 못하다면 번식도 어렵지만 장거리 여행으로 한국에서 필리핀으로 가는 도중에 지쳐서 죽게 된다. 이곳 백로·왜가리 서식지는 천혜의 자연 혜택을 받은 곳으로 마을 복판 5기의 송전탑만 없다면 주변에는 금당계곡, 흥정계곡, 장전계곡, 오대산을 발원지로 한 오대천의 맑은 물로 이들이 계속 번식을 하며 고향을 찾아오리라 생각된다. 이곳의 환경을 지켜 우아한 깃털을 가진 새들과 그들의 울음소리를 100년 아니라 200년 후에도 후손대대로 남겨져야 미래가 있다. 재산리를 관찰하면서 마음이 몹시 무거웠다. 윤무부 경희대 명예교수·조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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