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05.28 20:45 수정 : 2010.05.28 20:45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선거에 무관심해지지 않도록 선거 투표제도를 바꿔야 할 때다.

거리에 어지럽게 나부끼는 펼침막을 보면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알리고 싶어하는 후보자들의 애타는 마음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다. 6·2 지방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본격적인 선거철이 시작되기 전부터 귀가 따갑도록 듣는 말이 있다. 이번 선거에는 유난히 더 많이 듣게 되는 것 같다. 바로 ‘후보 단일화’라는 말이다. 선거철만 되면 시민사회단체나 사회 원로들도 ‘후보 단일화’를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뒤에도 실패의 책임을 놓고 ‘후보 단일화’는 한동안 사라지지 않는다. 1987년 대통령선거가 가장 좋은 예가 될 것이다. 97년이나 2002년 대통령선거에서도 후보 연합과 단일화 합의 및 파기가 중요 이슈였다.

이제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자. 비례대표제는 별도로 하더라도 결선투표제 도입에 힘을 모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1차 투표에서는 자신이 지지하는 인물이나 정책 또는 정당에 마음 놓고 투표하자. 4년 동안 열심히 준비한 후보들은 자신의 노력이 유권자들로부터 얼마나 지지를 받는지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정당들도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유권자들의 솔직한 지지를 확인할 권리가 있다. 유권자들도 내가 지지한 후보가 다른 유권자들로부터는 얼마나 지지를 받았는지 알 권리가 있다. 후보자든 정당이든 그리고 유권자들도 사표 방지 심리나 당선 가능성이 배제된 진짜 지지율을 알아야 하고 알려줄 권리가 있다.

자신이 어렵게 고민하고 결정하여 행사한 표가 사표가 되는 걸 원하는 유권자는 없다. 만약 자신의 표가 사표가 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반영된다면 당연히 투표율도 올라갈 것이며, 따라서 정책도 꼼꼼하게 들여다볼 것이다. 당선자든 낙선자든 이렇게 솔직하게 나타난 표심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결선투표에서는 비슷한 정책을 가진 후보나 정당의 아이디어를 자신의 것으로 수용하거나, 정당간 (야합이 아닌) 연합을 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음을 기약하면서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새롭게 다짐하며 조용히 물러날 수도 있다. 당선인도 과반수를 받고 당선되니 얼마나 좋은가.

선거제도란 유권자들의 의사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유권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정치적인 의사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도록 제도가 뒷받침해주어야 한다. 선거철만 되면 우리나라 유권자들은 많은 고민에 빠진다. 이 고민을 좋은 정책과 좋은 후보를 선택하기 위한 고민으로, 나쁜 정책과 나쁜 후보를 가려내기 위한 고민으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낮다거나 관심 있는 후보가 없어서 또는 이러저러한 이유로 유권자들이 선거에 무관심해지도록 방치하지 말자.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선거 비용이 문제가 될 텐데, 우리나라 정도의 경제규모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아니 선거제도를 바꿈으로써 정치가 한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면 그 정도의 비용은 치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선거법을 제대로 정비해 놓는다면 비용도 그리 크게 증가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시민사회단체나 사회 원로들도 지금부터 선거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등 결선투표제 도입에 적극 힘을 모아 차기 아니면 차차기 선거부터 시행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김영균 대전 유성구 원촌동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