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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5.18 19:41 수정 : 2010.05.18 19:41





대안학교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배움에 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관련 법을 만들어야 한다.
대안학교 조례제정을 요구한다.

“엄마, 우리 학교 없어져? 아파트가 우리 학교 땅 먹어?”

경기도 광명시에 있는 대안학교 볍씨학교에 다니는 2학년 아이의 걱정이다. 볍씨학교는 4월 3차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지정됐고, 8월에 지구별 구체적 공급물량, 토지이용계획 등을 담은 지구계획이 확정되면 학교 터를 내줘야 한다. 한달 동안 볍씨학교는 학교 터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의 장벽은 높다. 높은 장벽의 이름은 ‘비인가’이다. 그 이유로 어떤 법으로도 보호받지 못한다. 대안학교의 공공성이 외면당하고 있다.

볍씨학교를 선택한 부모들은 지역을 중심에 두고 공동체교육을 지향하는 이 학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볍씨학교는 1994년 촌지반대운동으로 시작된 생협 학부모들의 교육에 대한 고민이 씨앗이 됐다. 2000년 생협 회원들이 부업과 적금을 깨며 한평 한평 사 모은 터에 선생님과 학부모들이 손수 학교를 만들었다. 교실 하나에 12명의 아이로 시작한 학교는 지금은 1학년부터 9학년까지 100여명의 아이가 다니고 있고 학년이 늘어날 때 마다 선생님과 부모가 허술하지만 교실을 하나씩 직접 만들었다. 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이 넉넉지 못한 살림살이에도 생태적 학교를 손수 지어주겠다는 일념으로 기둥과 지붕을 빼고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만들었다. 공사가 아닌 눈물겨운 역사로 기억하는 과정들이다.

지역공동체인 등대생협 회원들이 ‘생명은 생명 자신의 본성을 발현하고 모든 생명들 사이에 차별 없는 어울림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자’는 뜻으로 만든 학교기에 지역과 소통하고 성장하고 여러 가지 지역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어떤 이들은 개인의 출세와 지식을 돈으로 사고파는 사립학교나 학원과 무엇이 다르냐며, 대안학교도 귀족학교 아니냐고 묻는다. 하지만 볍씨학교는 귀족과는 태생적으로 한참이나 거리가 멀다. 학교 터전을 봐도 그렇다. 선생님과 부모들은 지역공동체의 일원으로 지역자치에, 소통에 참여한다. 도시생활인으로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지만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그런데 단지 비인가라는 이유만으로 100여명의 아이들의 배움터가 사라질 위기를 맞고 있다. 현재는 볍씨학교의 문제이지만 8차보금자리까지 추진 예정중이어서, 생태교육철학으로 경기도에 있는 많은 대안학교들이 함께 풀어야 할 고민이 될 것이다.

우리는 대안학교 조례를 요구한다. 대안학교의 공공성을 인정하고 아이들의 기본권인 절대적 평등이 돼야 할 배움에 관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 관련 법을 만들어야 한다. 대안학교와 공교육 사이의 장벽 대신 서로 소통하고 서로의 장점들을 나누기 위해서도 대안학교 조례는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도 교육청과 각 시의 협력도 중요하다. 볍씨학교의 희망적인 결과가 참교육을 희망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작은 소통과 희망이 되길 기대해본다.

서미영 경기 광명 대안학교 볍씨학교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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