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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5.05 20:19 수정 : 2010.05.05 20:19

경주에서 유치한 방폐장은 24개월의 공사기간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하던 중 10개월 만에 30개월의 추가 공기가 필요하다는 발표가 있었고 그 직후 안전성 논란에 빠졌다. 사업추진 쪽은 30개월의 준공 지연은 울진원전의 폐기물 포화를 해결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공기를 설정한 결과라며, 연약지반이 발견되어 안전한 시공을 위해 공학적 보강을 필요로 하는 적절한 조치였다라고 발표하였다.

시민단체에서는 사일로의 암반상태가 천연적 방벽의 구실을 할 수 없을 만큼의 파쇄대이고 지하수 유입이 너무 많고 해수의 유입이 일부 확인되어 현재로서는 안전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방폐장의 설계와 시공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인된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할 때, 방폐장 준공 지연의 본질은 다음과 같다.

첫째, 4차례의 지질조사로 획득한 암반등급과 이에 대응하는 굴진속도를 적용해 공기 계산을 하면, 진입동굴 공사에만 약 30개월이 필요하다. 이는 울진원전의 폐기물 포화를 해결하려고 계획한 24개월의 공기는 실현가능성이 없었음을 의미한다. 둘째, 방폐물 공단은 떠밀리듯 공기 연장을 발표했으나, 준공 지연의 이유로 제시된 내용들은 설득력이 매우 부족했다. 또한 연약지반 발생이라면 굴진속도가 현저히 떨어져야 하는데, 현재까지의 굴진속도를 보면 이미 확인된 암반등급에서의 일반적인 굴진속도와 큰 차이가 없다. 예상치 못한 연약지반 발생 때문이라는 준공 지연의 이유도 궁색해 보인다.

셋째, 유사한 형태의 외국 동굴처분시설의 규모와 암반상태를 비교할 때 추가적인 30개월 공기도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천층처분방식의 2단계 처분시설을 내년 하반기에 시작해 1단계 처분시설과 비슷한 시점에 운영할 계획이라는 방폐물 공단 책임자의 최근 발표를 볼 때, 30개월의 추가 공기 또한 부족한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든다. 넷째, 4~5등급을 다수 포함하는 현재의 방폐장 부지에서는 대형 사일로공사가 어렵다고 검토된 내부 보고서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이 문건의 유출을 시작으로 안전성 논란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신뢰의 문제로 귀결된다. 방폐장과 관련된 안전성 논란의 1차적 책임이 있는 사업추진 쪽은 신뢰회복에 적극적인 노력은 하지 않고 단순하게 기술자들의 언어와 표현방식으로 방폐장 안전성만을 믿어달라고 외치고 있다. 사업추진 쪽은 무리한 업무처리와 주민들이 겪은 혼란에 대해, 진솔한 모습으로 사과하고 신뢰회복에 나서야 한다.

이병일 월성원전·방폐장환경감시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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