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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4.18 19:21 수정 : 2010.04.18 19:21





우즈베크 ‘대장금’ 인기 타고 한의학 관심 고조
현지 한의학 학회도 만들어지고
한의사 파견 치료 돈으로 환산할 수 없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대한민국 여성을 꼽으라면 단연 밴쿠버의 ‘피겨 퀸’ 김연아가 아닐까. 그의 환상적인 연기와 스케이팅은 보는 이를 황홀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이곳 중앙아시아의 우즈베키스탄에서만큼은 ‘대장금’ 이영애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일 것이라고 단언한다. ‘대장금’이라는 한국 발음보다는 ‘당금’이라고 불리는 이 드라마는 우즈베키스탄 국영 텔레비전을 통해 5회 이상 방영되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필자가 만나는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은 언제나 ‘대장금’ 이야기를 한다.

필자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속의 국제협력한의사로서 우즈베키스탄 수도인 타슈켄트에 있는 한국-우즈베키스탄 친선한방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우 친선한방병원은 1997년 6월에 개원하여 지금까지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에게 한의학 진료를 무상으로 펼치고 있다.

이곳을 찾는 우즈베키스탄 환자들은 한해 동안 1만8000여명쯤 된다. 이 많은 우즈베키스탄 국민들의 기억 속에 ‘대장금=코리아’, ‘코리아=한의학’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많은 환자들은 언제나 대한민국에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렇게 우즈베키스탄 일반 대중들의 마음속에 고마움의 대상으로 자리잡은 한의학이 최근 한발짝 더 도약하고 있다. 더욱 전문화된 영역에서 우즈베키스탄 의사들의 연구 분야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2010년 1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우즈베키스탄 의사들로 이루어진 한국 한의학 학회가 만들어졌다. 현지의 의사들과 한의사들이 참가하는, 아직은 초기 단계의 학회이지만 학회에서는 대한민국 한의학을 모델로 다양한 연구를 펼칠 계획이다.

한의학은 수천년 동안 우리 민족과 동고동락하고 우리 민족의 건강을 지켜온 학술 성과이며 치료의학이다. 지난해 7월에는 한의학의 대표 서적인 허준 선생의 <동의보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도 일구어냈다.

의학서적으로는 세계 최초이다 보니 중국이 무던히도 견제를 많이 했다는 소식도 들었다. 이렇게 세계 속에서도 인정받는 한국의 한의학을 연구하고자 하는 우즈베키스탄 의사들에게 한의사로서,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감사와 지지를 보낸다. 세계인들의 기대에 부응하고자 대한민국 정부는 좀더 많은 예산을 무상원조 분야에 편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상원조는 무상이어야 한다. 무상원조에 경제성이 들어가서는 무상의 의미는 퇴색할 수밖에 없다.


정부는 2008년에 정부 파견의사 제도를 폐지했다. 이유는 경제적 부담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한 우즈베키스탄 의사들이 창립한 학회의 경우를 보더라도 한의학 의료원조 사업은 적은 규모이기는 하지만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이 세계로 진출한다는 의미에서 경제적 효용성을 돈으로 환산해보겠다고 작정하면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송영일 한-우즈베크 친선한방병원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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