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송길룡

수사와 재판, 형 집행 등 형사사법 업무 전반을 전자적으로 처리하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이 오는 5월 경찰부터 검찰, 법원, 법무부까지 순차적으로 개통된다.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은 우리의 앞선 정보기술을 활용하여 그동안 종이서류로 처리해 오던 형사사법 업무의 상당 부분을 전자화하는 것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국민들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www.kics.go.kr)에서 자신의 형사사건 진행상황을 실시간 조회하고, 검사의 결정문과 확정된 판결문을 온라인으로 받아볼 수 있는 등 24시간 법률서비스를 받게 된다. 또한 형사사법기관의 업무처리도 신속해지면서 투명해지고, 정확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급격한 전자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종이기록을 대체하는 사건기록의 완전한 전자화는 전체 사건의 약 25%를 차지하는 음주·무면허운전 사건부터 우선 시작하고, 나머지 사건은 기존의 종이기록에 의한 기관간 정보유통 시스템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건자료의 일부를 전자적으로 상호간 제공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처리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에서는 특정기관이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을 통하여 다른 기관의 사건기록을 마음대로 들여다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은 경찰, 검찰, 법원, 법무부가 각자의 자료를 독립적으로 관리할 뿐만 아니라 다른 기관의 시스템에 무단으로 접근하여 자료를 엿볼 수 없도록 구축되었다. 또한 시스템은 경찰, 검찰, 법원, 법무부만 참여하여 국정원 등 외부기관이 시스템에 접근할 수도 없다. 보안과 관련하여서도 정부통합전산센터의 해킹방지체계 외에 촘촘한 해킹방지 장치를 이중으로 갖추었다.

올해는 형사사법 분야 외에 특허소송이 완전히 전자화되고 민사소송도 2012년까지 완전히 전자화될 예정이다. 세계 각국도 사법의 전자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유럽에서는 사법개혁의 일환으로 전자화가 추진되고 있다. 오랫동안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고 국회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정식으로 출범하게 된 형사사법정보시스템이 소기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도록 많은 이해와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송길룡 법무부 형사사법통합정보체계추진단장·부장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