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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11 14:52 수정 : 2010.03.11 14:53





기획사, 아이돌 스타 빼고 넣고
비즈니스 때문에 뭉쳐있다는 느낌
팬과 스타의 이별통보도
기획사인 제3자에게 들어야 해

연예인과 기획사의 결별 수순에는 어느 정도 정해진 패턴이라는 것이 존재해왔다. 기획사가 스타 될 재목을 발굴해서 키워내면 지망생은 어느새 스타가 되고, 계약 만료와 함께 기획사를 떠나거나 계약 도중에 기획사를 떠나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바로 그 패턴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항상 잡음이 일어난다.

그런데 요즘, 가요계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심상치가 않다. 10년 전만 해도 금기처럼 여겨지던 멤버 교체나 멤버 탈퇴가 너무나 아무렇지도 않게 비일비재하다. 물론 10년 전에도 가요계 일각에서는 그래 왔겠지만, 현시대를 이끌어가는 톱 아이돌가수들에게서 그런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요즘 가요계는 단순히 스타와 기획사의 이별이 아닌, 스타와 팬 사이의 이별이 일어나고 있다.

보통 한 그룹의 팬클럽은 정해진 멤버들을 응원하기 위해 생긴다. 예를 들어, 원래 5명이었던 그룹이 어느 순간 4명이 되거나 한 사람이 바뀐다거나 누군가 새로 영입된다는 사실은 팬들로서는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 된다. 그 순간 팬들 사이에는 혼란이 일어나며, 이미 그룹의 고유명사는 의미가 없어진다. 5명이 하나였던 그룹은 이제 그 멤버 그대로 5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몇 가지만 예를 들면, 애프터스쿨의 경우 ‘유이’의 영입과 ‘소영’의 탈퇴, 그리고 ‘레이나’와 ‘나나’의 영입까지 짧은 시간에 멤버 교체가 3번이나 있었다. 게다가 3대 기획사인 제이와이피(JYP)에서는 최근 몇년 사이에 ‘현아’, ‘선미’에 이어 최근 ‘재범’까지 3명씩이나 탈퇴가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이미 처음 결성되었던 팬덤은 무너지거나 분열되기 십상이며, 기획사 자체적으로 발표한 언론보도는 쉽게 믿지 않는다.

얼마 전 2PM 멤버 ‘재범’이 영구탈퇴 처리됐다. 일각에서는 아직도 퇴출인지 탈퇴인지 명확한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있다. 사건의 당사자인 재범은 평소대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있고, 기획사에서 발표한 명분은 받아들이기에 충분한 구실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소속 가수의 탈퇴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에 제이와이피는 더욱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미 팬들에게 신뢰를 잃은 기획사는 다음에 어떤 일을 기획하더라도 잃은 신뢰를 되찾기는 힘들어진다.

예전 1세대 아이돌 중에서는, 그래도 우정이 돈독해 보이는 그룹들이 꽤 있었다. 하지만 현재 아이돌의 분위기는 그저 비즈니스 때문에 뭉쳐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 경우가 꽤 있다. 물론, 어느 쪽이 옳고 그른지는 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그룹가수를 향한 팬들의 사랑에 더욱더 돈독한 우정으로 보답해주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일이 아닐까. 지금 많은 사람들이 1세대 아이돌을 그리워하는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여러 가지 루머를 양산해내며 어느 것 하나도 속 시원히 밝히지 않으며 그냥 결과만 통보하는 기획사나,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묵묵부답하고 있는 타 멤버들과 당사자들. 남녀 사이에서도 누군가로부터 전해 듣는 이별통보는 더욱더 받아들일 수 없고 믿을 수가 없다. 적어도 이별하는 그 순간만큼은, 이별하는 당사자들끼리 해결할 수 있도록 기획사 쪽에서 선의를 베풀어도 되지 않을까. 그들 사이에서 오가는 이야기가 기획사에 의해 써진 시나리오라고 해도, 당사자의 입으로 이별통보를 들을 수 있게 말이다. 그것이, 기획사와 가수에 충성하며 마음을 바친 팬들을 위한 배려일 것이다. 뭐, 이러나저러나 상처받는 건 팬들뿐이겠지만 말이다.

박혜연 전북 익산시 영등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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