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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2.03 20:24 수정 : 2010.02.03 20:24





경부고속도로는 언젠가는 해야했던 일
청계천은 환경단체·국민들이 찬성했던 일
4대강은 장래에도 결코 해선 안될 일
‘반대 위한 반대’라는 수사는 이래서 틀렸다

4대강 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와 이명박 대통령은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정치적인 논리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고 서운해한다. 그러면서 경부고속도로와 청계천 사업 때에도 수많은 학자와 야당이 반대를 했다고 지적한다. 그러한 반대를 무릅쓰고 박정희 대통령은 경부고속도로를 추진하여 성공하였고, 당시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복원을 단독으로 밀어붙여 지금처럼 자랑스러운 청계천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과연 4대강 사업은 경부고속도로, 청계천 사업과 같은가? 먼저 경부고속도로와 4대강 사업을 비교해 보자. 경부고속도로의 경우, 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이용하는 차량은 적어서 경제성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 반대 이유였다. 그때에 1년 정부예산이 1500억원이었는데, 예산의 3분의 1이 투입되었다. 지금 시점에서 평가한다면 경부고속도로 사업은 방향은 맞았으며 1968년에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그 후라도 언젠가는 할 수밖에 없는 사업이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 학자들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사업의 방향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4대강의 본류에 보를 막으면, 가동보이거나 고정보이거나, 홍수를 막고 용수를 공급하고 수질을 개선한다는 1석3조의 목표 달성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4대강에 보를 막는 사업은 지금은 물론 장래에도 결코 해서는 안 되는 사업이라는 것이다. 사업의 방향에 대한 이의제기를 무시하고 “나를 믿고 따르라”고만 하니 답답하기만 하다.

청계천 사업과 4대강 사업을 비교해 보자. 청계천 사업은 2003년에 시작하여 2년 만에 완공한 대표적인 하천복원사업이다. 이명박 시장은 청계천 사업 때문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 2007년 10월 특별호에서 환경영웅상을 수상하여 세계적인 환경운동가가 되었다. 복원공사 이전의 청계천은 복개공사를 하고 그 위에 고가도로를 만들어 이중으로 콘크리트를 덮은 죽은 하천이었다. 청계천 사업은 복개와 고가도로를 걷어내고 수로를 정비하여 물을 흐르게 하는 진정한 의미의 하천복원사업이었다. 박경리 선생을 비롯한 환경단체와 국민들은 찬성하였으며, 학계에서는 사업의 방향은 맞으나 너무 서두르지는 말라는 정도의 의견을 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반대자를 1000번이나 만나서 토론하고 설득하였다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데, 그때에 만난 사람들은 주로 청계천 주변의 상인들이었다.

4대강 사업은 현재 굽이굽이 잘 흐르고 있는 강을 16개의 보를 막아 저수지로 만드는 사업이 핵심이다. 흐르는 강과 강변의 모래밭은 사라지고 4대강은 변하여 저수지가 될 것이다. 10m 높이의 콘크리트 보를 만들고 강변을 콘크리트로 발라야 할 것이다. 이것은 하천복원이 아니고 멀쩡한 자연하천을 파괴하는 것이다. 외국에서 하천복원이란 막았던 보를 허물고 자연하천으로 되돌리는 것을 말한다. 4대강 사업은 하천복원이 아니다. 인도의 간디가 말했다.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의미가 없다. 4대강 사업이 바로 그렇다.


이상훈 수원대 환경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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