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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2.03 20:21 수정 : 2010.02.03 20:21





김시습이 걸었던 길을 걷도록 하자
선조문학은 민족통합의 초석
문학을 매개로 동질성을 회복할 수 있다

금번에 매월당문학사상연구회 출판부와 함께 매월당 김시습의 <사유록>(관서록, 관동록, 호남록, 금오록) 중 첫 번째 작품집인 <관서록>을 현대 개념에 맞게 해석한 <매월당 김시습과 떠나는 관서여행>을 출간했다.

젊은 작가들과 한학자들이 합세해서 매월당이 관서지방을 유람하면서 지은 시를 청소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모든 한문에 한글로 음을 달았고, 어려운 의미를 지니고 있는 용어에 대해서는 설명을 곁들였으며, 딱딱한 한시를 현대 개념에 맞추어 번역했고, 시가 태어난 배경 내지는 환경에 대해 간략하나마 설명을 곁들여 누구나 우리 문학의 우수성을 맛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매월당의 <관서록>은 자세히 살피면 단순히 시에 그치지 않는다. 관서지방의 풍광에 더하여 문학의 형태를 빌려 우리 민족의 시원 그리고 역사를 살피고 미래형 인간의 새로운 정신을 제시했다는 차원에서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그런 연유로, 선조의 문학을 통해 남북관계에 일대 혁신을 바라며 감히 공개적으로 제안한다.

작금의 우리 현실을 살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삼국시대와 비교할 때 한 치의 오차도 없다. 고구려, 신라, 백제로 나뉘어 있었던 것과 같이 지금은 북한, 영남, 호남으로 갈라져 있다.

삼국시대 당시 외세(당나라)에 의해 통일이 되면서 우리 민족은 대동강 이남으로 영토가 축소되는 사태를 맞고 만다. 그리고 지금, 잃어버린 대륙의 회복은 고사하고 중국의 동북공정을 방어하느라 급급하다. 또한 우리가 주도하지 못하는, 외세에 의해 통일이 된다면 영토 문제를 떠나서 이미 골이 깊어져버린 시간의 흐름에 대해 걱정이 앞선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 문학을 통해 먼저 민족 통합의 초석을 이루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우리의 뿌리, 광활한 대륙을 찾자는 이야기다.


남과 북의 사상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바로 문학, 현대문학이 아닌 선조들의 문학이다. 분리를 상정하지 않은, 하나로 굳게 결속했던 그 당시의 문학을 빌미로 우리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아울러 매월당이 걸었던 그 길을 우리 모두 걸어볼 수 있도록 개방하자고 공개 제안한다.

매월당은 한양에서 사육신의 수급을 훔쳐내어 노량원에 안치하고 임진강을 건너 개성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폐허로 변한 고려의 영광을 찾아보고자 했다. 또한 개성지역의 사찰과 박연폭포 등 경승지를 둘러보고 민족의 시원을 찾기 위해 평양으로 걸음을 옮긴다.

평양과 안주에서 민족의 시원인 단군에 빠져들고 고구려의 기개를 살핀다. 그곳에서 잃어버린 영토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하며 깨달음의 세계를 찾아 묘향산에 머물렀다 희천을 거쳐 다시 숙천, 순안을 지나 평양으로 되돌아온다.

일련의 관서 유람을 통해 매월당은 민족과 자연 속에 자신의 존재를 철저하게 깨닫는다. 아울러 역사의 중요성과 역사가 주는 교훈을 확고하게 인식하며 하나의 화두를 제시한다. 바로 이 시대의 확고한 정신인 상생이다. 결국 상생에 이르는 과정을 우리 모두 함께 따라가 보며 우리가 지향하는 통일 그리고 궁극으로 우리 민족의 시원인 대륙을 찾자는 이야기다.

황천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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