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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1.31 20:34 수정 : 2010.01.31 20:34

언어는, 볼 수 없고 겪지 않아도 대상을 떠오르게 한다. 언어로서 학습하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최근 ‘조선족’을 위시한 여러 낱말이 편견을 심어주는 말로 꼽혀 다른 말로 고친 것도 이와 같다.

지금 인터넷에선 보수에 대한 혼란이 깊다. 영어공용화, 미국 쇠고기, 전시작전권 환수, 농산물 대외개방 등 사안마다 팔이 안으로 굽은 것은 보수가 아니었다. 한자, 세로읽기를 몇 년 전 겨우 벗어난 보수신문은 영어몰입을 시작하면서 한글신문을 뛰쳐나갈 기세이다. 이렇게 보수의 행보는 많은 사람을 헷갈리게 한다. 사람들의 인식과 실제는 오해가 깊은 듯하다. 그 원인을 살펴보아야 한다.

다음은 보수의 사전 의미이다.

1. 보전하여 지킴. 2 새로운 것이나 변화를 반대하고 전통적인 것을 옹호하며 유지하려 함이라고 한다. 이 뜻은 어감으로서 다양한 상황에 표현된다. 일상에서 색감, 취향, 기분, 느낌에 가리지 않고 쓰인다. 보수정치와 거리가 먼 사람도 자신은 돈거래를 하지 않아서 보수적이라고 말하는 식이다. 사전 의미가 곧 개념이 된다. 문제는 여기다. 정치뉴스에서 보수파가 나온다. 오륀지? 미국 쇠고기 시식회? 식민시대는 근대화 기초? 현대인들을 원시인으로 만들 정도로 너무나 파격적인 말과 행동이 나온다. 저기 서 있는 한복 입고 고무신 신은 남성 의원은 진보파라고 한다. 사전 속 보수와 살아 있는 정치판이 뒤섞이지 못하고 대중들의 머릿속을 방황한다. 그러다 가출하듯이 한마디 툭 나온다. 우리나라 보수는 보수가 아니다.

어서 이런 시대고립적인 사전 의미를 개선해서 많은 사람들이 왜 한국 보수는 외국을 더 좋아하는지 모르겠다는 푸념을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제적 관점으로 진보와 보수의 사전 의미를 개정한다면 지금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혼란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보수는 전통을 지키며 우리 것을 지키는 사람들이다’라는 의미는 안타깝게도 현대에 들어서 사라지거나 다른 말로 태어나야 할 것 같다.

장우석 경기 용인시 처인구 김량장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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